포토 or 여행 에세이

두타산 무릉계곡 가을풍경

구름뜰 2011. 11. 1. 09:47

 

 

강원도 동해 두타산 무릉계곡을 다녀왔습니다..

 

'소금강'이라고도 불리고, 무릉도원의 그 '무릉'이라 이름 붙여진

무릉계곡의 가을 풍경 올려 봅니다.

 

가을단풍 맘껏 눈요기 하시길...

 

 

가을은 색으로 온다..

이맘때 산색은 구석구석 꽃다발을 꽂아 놓은 것 같은,

그야말로 산전체가 하나의 큰 다발 꽃 같다.

나무는 더 이상 잎에게까지는 수분을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내년 봄을 기약함 일 것이다. 

 

자연물은 자신의 순명에 어김 없다.

그 질서에서 인간은 편안이 아니라 평안을 느낀다.

누군가의 수고로 생긴 편안이 아니라

너도 좋고 나도 좋은 평안.

 

 

자연에서 사람들은

정신적 안정을 얻는다.

 

 

삼화사를 거쳐서 관음암쪽으로 우회했는데

관음암 7층 석탑이다..

 

경주 남산 용장사 3층 석탑처럼 자연암반을 기단 삼은 형식인데,

남산은 산 정상의 있는 자연암반을 하단기석으로 삼은 터라

산 전체가 하단 기석 역할을 하는,

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탑이라고 명명하는 객기를 부려도 그럴듯한 실로 그러한,

그렇게 우길만큼 멋스런 탑인것에 반해, 

 

암자 도량에 놓인 자연석을 기단삼은 이 탑은 

그런 위용까지는 없었지만  그래도 자연 친화적으로 보였다.. 

옛스런 맛은 덜했다. 

같은 방식이어도 그 밑받침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이리 달라보이기도..

 

 

 

관음암에 오르고 부터 들어온 두타산 절경,

프레임속으로 들어오는 풍경들에 매료되어 산을 오를수록 기운이 펄펄 샘솟았다면

거짓말 같겠지만 셔터 소리 따라 에너자이저가 되어 갔다.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ㅎㅎ

 

 

 

여기 이모습에서 지나온 날들을 상상해 볼 수 있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 산하가 아름다운 이유는 올망 졸망한 모습도 모습이지만

이렇게 사계가 분명하다는 것.

여기  이 길이 겨울 눈길이라면,

그리고 이른 봄, 제비새끼의 혓바닥같은 새싹이 쏟아져 나온 모습이라면,

그리고 녹음 무성한 여름이라면,,

사계는 아름다움 축복이다...

 

 

편한 길 두고  사람들이 잘 가지 않은 길이라 호젓했따..

덕분에 비경 절경 다 누렸다...

일행들보다 한시간 쯤 늦었지만 제대로 산속에 들었다 왔다.

 

 

 

일행중 여덟명만 이 코스로 들었는데

건너편  산과 발아래 무릉계곡을

두고 한 산행이었습니다.

 

 

 

바위에 앉은 이끼!

 

 

 

 

 

 

 

 

 

하늘문 계단

 

 

여덟명중 네분은 조금 앞섰던 탓에 먼저 아래쪽에 도착

조심해서 오라며 기다려 주고 있는 모습

발아래가 절벽 멀리 보면 어질어질..

계단이 아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바위 절벽사이를

계단 공사를 해 놓아서 덕분에 그 사잇길을 내려올 수 있었다.

 

하늘문에서  카메라 들고 간다고 남편에게 왕 잔소리!!들었다.

말이란 자고로 말로 듣지 말고 뜻으로 들으라고 했느니..

하면서..

감사..

 

 

그렇게 무사히 대지에 안착한 느낌.. 휴우,,

내려와 보니 경사가 심한 곳은 90도 였다는 안내간판..

수직으로 내리 꼿히는 듯한 계단이 있더니.

하늘문 계단은 300개가 넘는다고 ... 

 

임진왜란 때  전사자들의 피가 많이 흘렀다고 하여 피마름골이라고도 한다는데.. 

아래에서 보면 하늘이 보이지 않아

 하늘로 닿는 계단 같아서 '하늘문'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 같았다.

 

 

 

우리일행의 목적지는 쌍폭포까지

용추폭포까지 가고 싶었지만 워낙 시간이 타이트했고,

관음암으로 돌아온 바람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용추폭포는 엄두도 못냈다.

 

 

 

 

쌍폭포!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 보고 간터였다.

 

 

수량에 따라 폭포의 위용은 조금씩 차이야 났겠지만

낙숫물소리와 함께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는 폭포였다.

유쾌 상쾌 통쾌..

 

 

 

 

 

 

 

 

 

삼화사 3층 석탑.

아까 본 관음암 7층 석탑보다 훤씬 더 정감이 가는 건 어쩔수 없다.

반듯하고 깍뜻한 정형화된 것보다 소박한 느낌,

화려하지 않아서 욕심내지 않아서 더 멋스럽다.

 

이런 질박한 아름다움

꾸미진 않았지만 꾸민것보다 더 아름다운,

멋은 그런 것에서 품어져 나오는 향기이며 기운이다.

 

아름다운 품새는 사람에게도 있다.

 

 

삼화사 앞 템플스테이 안내 플렌카드에 끝자락에 실린 그림이다.

 

 

 

계획대로 쌍폭포까지 낙오자 없이 다녀왔다. 

 

남편의 고등학교 동문회에선 가을이면 가족동반 단풍놀이 산행을 꼭 가진다.

내 기억으로도 대충 15년 정도는 넘은 것 같다.

젊게는 40대 초반부터 많게는 60대 정년퇴직한지도 몇년된 선배님까지 폭이 넓다.

 

동문회의 마스코트는 막내가 아니라, 최고참 선배시다.

이번 모임에서도 아내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는 당신 삶을 말씀해주셨는데

가끔 잊어버려서 의견대립이 일다보면 아차하고 뒤늦게 꼬랑지 내리는 당신 모습을

익살그럽게 재연해 주셔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셨다.

 

총 14시간, 차안에서 10시간, 하지만 두어시간 지낸듯 즐거운 나들이 길이었다.

오며가며 가무로 재롱떨어주신 대 선배님의 모습은 언제나 동문회의 엔돌핀이시다.

객지에서 동문모임을 이렇게 유지해가고 있는건 쉬운 일도 아닌데

여유로운 선배들과 엽렵한 후배들의 조화가

내 보기에 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알찬 유대를 만들어가 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정겨움이 고향 그리는 마음만큼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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