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파계사 성전암 나들이

구름뜰 2012. 3. 2. 20:30

 

 

 

 

파계사는 절 좌우편 아홉계곡의 물줄기가 한 곳에 모인, 파계 (把溪) 즉

'물길을 잡은 곳'이라 하여 파계사라 이름 붙여졌다.

어감만으로는 '계를 파한' 파계(破戒)느낌이 먼저드는

참 독특한 사찰명이다.

 

 

파계사 뒷편 팔공산 자락에 있는 성전암엘 다녀왔다.

 

성전암은 700m 고지 깍아지른 절벽에 자리잡은 암자다

성철스님  속가 나이 40대 중반이던 1955년에 들어서 63년까지 8년 동안

동구불출(절 밖 문을 나기자 않는 불교 공부)한 곳이다.

 

삼월 첫 날,

옛어른의 자취가 남아 있을지,

있기야 할까만은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볕이 얼마나 포근해졌는지

 

아직도 응달에는 이런 모습 있었다.

 

 

빛이 비춘다고 다 녹는 건 아닌가 보다.

깊게 날선 것들에겐 

시간이 필요한 것일게다.

 

 

 

 

파계사에서 20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헉헉 대는 나를 보고 남편 왈 

"네 걸음으로는 40분 걸리 겠다"

 

경사가 가팔라서 지그재그 산길이었다. 

 

 

 

 

 

인적도 없고

새소리만. 

 

 

 

천공이랄까.

오른족 바위틈새로 저편 하늘이 뵈는데,

굴러내리기 직전의 순간포착같은 모습으로 우선멈춤! 하고 선 바위

이미 형상은 중심을 잃은 모습이었는데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는지

중력덕분인건지..

저 바위의 뿌리는 얼마나 깊길래...

 

손가락으로 살짝만 밀어도,,

아래서 올려다 보니 머리가 쭈삣 솟는것 같았는데

그 아래 선방이 있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성철스님의 법어는

세계와 삶에 대한 절대 긍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두문불출한 성철스님,

딸도 훗날 출가해 비구니가 되었는데

남편과 딸을 불교에 빼앗긴 아내가

딸만은 돌려달라고 이곳엘 찾아왔지만

 "빨리 저거 쫒아내라"는 호령에 시자스님들이

산 아래까지 강제로 끌고 내려간 일화가 있는 곳 이라고.

 

 

 

 

 

 

 

스님은 이곳에서

부산 서면 시장에서 구해온 철조망을 암자에 두르고

스스로 안으로 자물쇠를 잠궜다고 한다.

 

아무도 만나지 않기 위해서

세상을 잠근 것이라고,.

갖힌 것은 세상이라고

 

 

 

 

이곳에서 불교공부에 정진 했다기 보다

그간 공부한 내용을 다양한 현대 학문을 동원해 알기 쉽게 정리한 기간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물리학 서적,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시사, 잡지, 타임지, 라이프 등등

이런 밑바탕이 스님이 대중 법회를 열었을때

기존 법회와는 차원이 다른 특유의 설법으로 이어지는

토대로 이어졌지 않았을까.

 

 

해우소.

 

신발을 벗고 들어가라는 문구

'아니 그럼 맨발로'

살며시 열어 봤더니,

 

 

 

해우소에서 내다본 풍경은

해우(解憂)하기에 충분했다.  

 

혼자서 풀기엔 아까운 곳이었다.^^

 

 

이런 기계를 이용해서 

물자들을 수송해 오고 있는것 같았다.

 

 

 

이렇게 나즈막한 담벼락을 본적이 없다.

마루보다도 낮을까 말까한 담이라니..

 

 

낭떠러지라서 

한발 헛 디디면 ..

하여 이렇게  경계 지어 놓은듯,,   

 

 

 

 

멀리 희미하게 대구 시가지가 보인다.

 

 

 

인적이 이리 드물까

기도도량 선원이 주변에 있는 듯 했다.

 

담이 낮으니 솟을 대문이 얼마나 높아 보이는지

안그래도 덩그마니 한 걸음 올라선 자리인데.. 

 

 

파계사 앞쪽 계곡이다.

파계의 어원이 된, 수심이 깊은 곳은 10여 미터가 넘는 다고 한다.

지난 여름에 왔을 때 계곡 물소리가 울울창창 했는데 건기이기도 하고, 아직도 동면 중인듯, 

 

해동중인 저수지.

물결과 햇살과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해동솜씨도 각양각색이다

때를 알고 물러나는 모습들이다.

언제 튀울지 모를 봉우리들도 양지쪽에서 잔뜩 속내를 부풀리고 있었다.

부풀린다는 것, 설렘같고 기대 같은 그런 것들이 있어서

우리는 오늘을 더 사랑할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요란 스럽지 않아서 좋았고 인적이 드문것도 좋았다.

나를 가두고선 세상을 가두었노라고 했던 선승!

그럴것이다. 자신을 가둘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세상 그것!! 가능한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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