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리 시인이 손잡고 시의 길로 끌어온 안타까운 젊은이들!
가을이라거나 시를 생각한다거나 뭐 그런거 다 필요없이 그냥,
만나고 싶습니다!
만나고 싶어서 만나고 싶습니다.
조르바식으로 말하면"가령하고 싶어서 한다면 안되겠습니까?"
만나 주시면 천원 드리겠습니다!
심부름꾼 라온제나드림.
다음주 중 오전시간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답장이 올 때까지 컴퓨터 앞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답장 주시면 부리나케 전화드리겠습니다!
'함시사'서 만나고 싶은 시인 1호로 당첨되신 김선굉 시인에게 보낸 메일이다.
처음엔 '그냥'이라고 눙쳐놓고 나중엔 협박!!조로 마무리한 이 메일 덕분에
그저께는 선생님 계신 인동고등학교 교장실을 찾을 수 있었다.
함시가 처자가 선생님 만나러 가면서 준비한 선물이다.
'종합선물셑트'에 오리할아버지에게 어울리는 카드까지..
두어시간 가량,
우리야 당연 좋았지만 선생님도 우리만큼 아니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형식적인 특강같은 자리에서는 나올수 없는 주옥같은 얘기,
고교시절이야기부터 현재 지금 이시점까지 다 뽑아주셧다.
고2때 (68년) 조지훈선생님 글을 교과서에서 접하고 그 당시 고려대 교수로 재직중이셨는데..
동향(영양)인 선생님을 닮고자 했던 도원결의 같았던 세명의 고교생!
시차야 있지만 그 셋은 다 시인이 되었다고 한다.
오승강(77년), 황근식(76년), 그리고 금오공고 근무시절 선생님(81년)이 마지막으로 데뷔하셨다고,.
늦게 등단하셨지만 지금까지 쭈욱 '뜨겁게' 끌어 안고 있노라고,
문단 데뷔 후 미술, 영화, 무용,연극, 사진,등 다른 장르도 매력있어서 넘봤고,
그러다 10년 만의 외도 끝내고 다시 시의 길로 오셨다고
그렇지만 여전히 그 장르들의 매력 잊지 않고 있으며, 나의 에너지가 되어 주고 있다고.
그리고 그 장르들 접하면서 시가 있어서 가능해던,
'시 정신'으로 가능했던 평론에서도 반응이 괜찮았다고..
되도록 다양한 장르 접해보라고 권해 주셨다.
특히나 그림에 관심가지고 자주 전시관 찾아보라고..
선생님께 들은 주옥같은 시에관한 이야기 올려 봅니다.
즐감하시길..
시의 본질은 서정이며 내 정서가 그 대상속으로 들어갈 때.
서정원형질을 회복할 수 있다.
인문, 역사, 지리 알고 살면 나를 중심으로 재구성되며 확장시킬수 있다.
가면 안아주고
말걸면 대답해주고
기대면 받침되어 주라.
서정적 상상력의 혁신은 자아다.
세계의 중심이 되라.
내가 세계의 중심이 되어서 시 쓰고 시 읽어라.
그런점에서 세상의 중심이 여려분이 오늘은 여기로 이동해 오셧습니다.ㅎㅎ
세계의 자아화로 시적영토를 확장하는 '등기'시 쓰기를 하라.
(내가 탑리 탑 시 쓰면 그 탑이 내것 되는 것처럼,
내 주변 이야기에서 소재 찾아서 내 시적 영토(등기)를 넓혀가면서 부자가 되라는 그런 말씀이셨다.)
문학이란 서정적 상상력의 토대다.
접근 쉽다.
내 눈에 상상력에 비춰오는 대로 받아들이라
어려운 시 보거든,
그 속에서 한 구절 눈부신 부분 가슴에 와 닿으면 그 시 다 읽은 것이다.
나는 내 스타일대로 움직인다.
누구를 만나든 나는 자유롭다.
예술이란, 순간을 영원으로 치환하는 것, 삶 자체를 끌어안는것 내게 와 닿는 의미나 느낌 이런 것들을 예술적 행위로 붙들어 매어 두는것, 영원히 사는 것이다. 체험하며 살아라 .
풍경을 보는 현재,
그 앞에건 '나' 로 영원을 느껴라.
느끼고, 남겨라.
프로는 기록되는 것이다.
시 마음에 와 닿는 대로
아마추어는 무지무지한 의미를 찾는다.
별거 아닌데 소중한것 내 것으로 만들라
아주 가벼운 철칙,
종교 갖는 대신에 푸른 하늘을 보겠다.
카테고리에 묶이는 것 경계해라.
묶이지 말라
소중한건 내 가슴에 담아라.
미학코드를 보게되거든
발견 공부하려 노력하며
경의를 표하라..
자유로워지기 위한 노력하라
마지막을 당부하신 것이 미학코드였다.
가령,
어떤 시를 읽고, '이게 시가 되나!'
'안되나!''
뭘까!"
이런 어려운 시 만나거들랑,
220V에 110V 코드 맞지 않는 것처럼,
억지로 맞추려 하지 말라는것이다.
단지 그 부분에 대해서 무언가 '발견'하기 위한 '공부'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경의를 표하라'는 말씀 주셨다.
내가 잘 모르거나 이해하기 힘들면
경의를 표하라고..
그리고 자유로워지기 위한 노력하라고
책 사인해 달라고 했더니, 주춤하시며 사인 잘 안해준다고 하셨다. 그래놓고선 방명록에 사인해 달라시는. 그러면 공평하게 주고 받자며 받게된 사인이다.ㅎㅎ
"새로운 세계을 만나거든 경의를 표하십시요"
내게 주신 메세지다.
이 사인을 받기전 내가 한 사인은 "선생님 경의를 표합니다"였다.
선문답주고 받은 기분이 되어서 진정하느라 시간 필요했다.ㅎㅎ
굉체라고 하는 선생님 글씨는 읽어주지 않으면 해독 불가였다.
'만나고 싶은 1호 시인'임을 축하드리며
'작가가 추천하는 작가'로 지인 중에 한분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시인말고 화가를 만나보라며 고령에 계신 '이규목' 서양화가를 추천해 주셨다.
고구마 줄기처럼 당겨져 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냥 만나고 싶었고, 그 마음 알고는 아낌없이 내어 주신 시간이었다.
선생님,
막걸리 사 준다 하시고선 바빠서 한 말 책임도 못 지셨지요?
'시인이 빈말을 하면 되나요' 하면서 우리끼리 와인한잔 하는 시간 가졌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서 귀한 시간 내주셨음에 감사드리며
오래도록 아름다운 시간으로 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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