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 대구에서 김구석님의 '경주남산 사진전'이 열린적 있었다.
사진을 통해서 남산을 보게 되고 곧이어 그 분의 안내를 받아서
불교 청년회 회원들과 남산을 처음으로 찾았었다.
성함도 특이해서 아직도 또렷이 기억 나는 이름.
어제 남산을 다녀 온 뒤라 그분 생각이 났고 검색해보니,
역시나 <경주 남산 연구소 소장>이 되어 계시다.
사진도 뵐 수 있었는데 그때 모습이 영락없이 남아 있다.
어떤 일에 뜻을 두고 매진하는 일, 쉬운 일은 아니다.
필이 꽂히고 나면 또한 그 일외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없게도 되겠지만,
그 또한 팔자려니 하면서 하는 일들도 대게 그런 것 아닐까.ㅎㅎ
남산은 불국토다.
구석구석(김구석 선생님 성함과 어찌 이리 매치가 잘 되는지)보려면,
하루로는 벅차다. 그때도 시간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남산을 오른다던 선생님이셨다.
그때와 지금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발길이다.
인적도 드물어서 그때는 우리 일행 뿐이었던 기억이 있다.
구석구석 불상이 있다 보니 수시로 갈래길이다.
후미를 위해서 안내판을 준비해 둔 모습.
가끔 어디로 가야 하나 싶은 때
이런 표식하나 안내 받을 수 있다면..
이정표처럼
아무 생각없이 접어들고 싶은 길들이
수시로 일상에서도 나를 번거롭게 한다.
대숲!
이 쯤 왔을때 저기 끄트머리
11자로 선 자연석이 칠불암이란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한 번 와 봤다는 건 이렇게 다르다.
그때는 불상 사이로 지나다닐 수 있었다. 직접 만져보기도 했고,
초파일을 앞두고 연등달기위한 철사줄들이 주변으로 쳐지고 있었다.
잔설이 남아있던 겨울에 왔었는데
이 사이에서 한참을 서 있었언 기억이 있다.
지금은 암자가 들어서 있고,
실내에서 칠불을 친견할 수 있는
양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섯시간이 넘은 산행의 피로를 위로 받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저력은 어디서 올까.
대체로 그런 일들은 남도 이롭게 내게도 이로운 일들이다
명분있는 일을 해내는 모습은 아름답다..
처사님 한 분이 "관세음보살"을 염하면서 삼보 일배로 칠불암을 오르고 있었다.
우리는 하산 길이었고, 그 모습을 보고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왜 저럴까? 누가 시키면 저 일을 할까? 땡중이다! 등등
돌산에 돌부리 뿐인 길에서 "관세음보살" 님이 쩌렁쩌렁 계곡을 울리고,
아무도 이해하는 이 없는 것 같은 시선속에서도 그는 일념인듯 쉼 없이 오르고 있었다.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일,
무엇이 그런 고행을 가능케 하는지 모르지만
하고 싶으면 해야 하는 것이다.
꽃은 지는 걸 염려해서 피지 않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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