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날 웃었지요.
먼데서 웃었지요
가만가만 웃었지요
꽃잎 내린 강물처럼 잔물결이 일었지요
발밑에서 일었지요
날리는 꽃잎처럼 발길에 밟혔지요
한 잎 한 잎 또 한 잎 뚝뚝
떨어져 내 눈에 밟혀서
오!
봄이여!
꽃구경 가다가
날 저물어
길 잃고
나는
너를
얻었네
-처음 본 날 , 김용택
꽃망울이 한창인 삼월인데,
아파트 화단에선 관리인들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화단위로 콘크리트 인도위로 우듬지들 널부러집니다.
꽃망울의 낙화입니다.
살생을 금하면서 육식을 좋아하는 것처럼
생가지 꺽는 일은 엄두도 못내지만
꽃 탐내는 마음이 들통나는 때 입니다.
전지덕분에 해마다 꽃망울을 즐깁니다.
백목련 꽃망울이 개화할수록
부끄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입맞춤
달이 화안히 떠올랐어요
그대 등 뒤 검은 산에
흰 꽃잎들이 날았습니다.
검은 산 속을 나와
달빛을 받은
감미롭고도 찬란한
저 꽃잎들
숨 막히고, 어지러웠지요
휘황한 달빛이야 눈 감으면 되지만
날로 커가는 이 마음의 달은
무엇으로 가린답니까.
-김용택
벤자민나무에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한 이십 일 쯤 된 것 같은데,
한참 잘 자라던 가지에 작은 것들이 오종종 맺히더니
조금씩 커가고 있습니다.
한쪽가지만 잘 자라서 전지를 해야 하나 했었지만
어디까지 자라나, 거실바닥까지 내려 오는지 보고 하자 했었는데.
바닥을 감지했을까요.
더 이상 자랄것 같지는 않고 열매로 마무리 하는 것 같습니다.
기력이 다 해 종족 번식을 위한 현상이라고도 합니다.
만약에 전지를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까요?
지금 내 곁을 스치는
작음 바람결에도 나는 당신을 봅니다
봄바람인걸요
지금 내 곁을 스치는
작은 바람결에도 나는 당신을 봅니다
꽃이 핀걸요
지금 내 곁을 스치는
작은 바람결에도 나는 쓰러집니다
당신인걸요
-지금, 김용택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것이다.
지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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