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 -동호마을 나들이

구름뜰 2012. 3. 27. 09:38

 

 

 

경남 거창 웅양면 동호마을에서 열리는(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 2시)인문학 강좌엘 다녀왔다.

고향마을 맞은편 오도막한 산아래 지형에 자리잡은 동호마을(솔향기 돌담마을)은

연안이씨 집성촌이다. 

소나무와 고택, 수령이 족히 몇백년은 된듯한 마을 입구 정자나무들까지

옛 정취가 구석구석 남아있는 보기드문 마을이다.

 

 

 

서울살이만 하다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친구가

'연구공간 파랗게 날'을 꾸몄고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를 올해부터 개설했다.

 

 

3월 강사는 부안에서 오신 김영석 시인이었다.

 

 

일찌감치 사서삼경은 뗀듯한 마을 어르신들과 주변에서 찾아온 사람들까지

수강생의 면면은 어리게는 중학생도 있었다.

3시간 동안 짬도 없이 풀로하셨다.

 

서당이라 명명한 이 공간에서 함께 어울려 듣는 나이가 상관없는

우리 살아가는 이야기, 더는 나를 돌아보는 이야기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얘기..

 

공자는 시를 사무사 (思無私)라 했다고 한다.

"詩에는 私가 없더라"

즉 사리사욕하는 그 사가 없는, 욕심이 배제된 상태라고.

사만 없으면 세상이 편안해진다고.

 

 

 

뒤풀이로 듣는 소리로

친구의 친구분께서 대금으로 '칠갑산'과 '천년바위'를 연주.

대금소리가 얼마나 여린지 연주자의 호흡소리만큼 가늘었다.

 

 

 

제일 앞쪽에 등지고 앉으신 어르신께서 어디왔느냐고?

굼뜰이 고향이라고 했더니, 누구 딸이냐고?

큰아버지 존함 말씀드렸더니 무슨 이씨로구나 하고 반겨주셨다.

돌아가신지 15년도 넘은 큰아버지 친구분을 만난듯 

고향은 역시 고향인가보다.

 

 

 

중고생부터 칠순은 족히 넘은 듯한 어르신들까지 4~50명은 족히 된 것 같다.

강의 끝나고 저녁까지 먹여서 보내는 정서가 고마웠다.

 

 

동호서당 고가에 걸린 등

 

 

 

동호서당 앞 길 한가운데 있는 너럭바위다.

길에 놓인 것을 이렇게 뽑아내지 않고 그대로 둔 모습이다.

 

 

맘이 바빠서 저녁까지 함께 하진 못하고 옛 친구집만 둘러보고 왔다.

 

친구집 돌담이다.

풍진 세월의 흔적이 돌담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하다..

이 담은 내가 초등학교 시절엔가 처음 봤을때 엄청 높아서 성벽처럼 느껴지던 거였는데

지금은 목만 쭈욱 빼면 집안이 다 들여다 보인다.

 

 

 

4월 강좌는 4월 28일 오후 2-5시에 동호서당에서 열린다.

"죄와 참회, 그리고 견성'이라는 주제로 동양철학자  권서용 님의 강의다.

 

권서용 님은 1963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를 졸업 동대학원 박사학위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인제대학교 등에서 철학과 종교 및 윤리를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 <원시불교의오온설 연구> <연기에 관하여> <다르마키르티의 인식론 연구> 등이 있고 역서로는 <무상의 철학> <인도인의 논리학> (공역) <고전의 반역 2,3 (공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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