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수필

마음이여

구름뜰 2012. 4. 4. 22:25

 

 

 

마음이여

쓸데없이 돌아다니다가

피곤하니까 돌아온 저를 데리고

나는 자전거처럼 가을에 기대섰다

 

구름을 보면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강가에 가면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여

때로 세상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내가 어떡하면 좋겟느냐고 하면

늘 알아서 하라던 마음이여

 

저는 늘 내가 아니고 싶어 했으나

내가 아닌 적도 없었던 마음이여

그래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슬픔이 잇고

저 산천에는 기다리는 눈 비가 있는데

 

이까짓 지나가는 가을 하나에

저나 나나 속을 다 내보이지는 못하고

오늘 하루쯤 같이 지내면 아떠냐니까

그렇게 하자고 하며

내 어깨에 제 몸을 기대는 마음이여

-이상국

월간 <현대시학 > 201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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