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의 명물이 된 소싸움 관람을 했다
소싸움 축제기간은 끝났지만 매주 토, 일요일엔 경기가 열린다.
경기전, 운동장 좌측에 어느 선수에게 배팅할 지 선택을 돕기 위해
선수의 몸무게, 나이 특기, 등 이력이 공개된다.
처음엔 구경만 하자 했는데...
주말 하루에 10경기가 진행되고 우리는 배팅하고 관람한 것은 7번째 골드와 진주 경기였다.
몸무게가 800kg 넘었고, 홍팀 골드가 68kg 더 나가고 나이도 두살 더 많았다.
관록과 패기의 싸움이었는데. 전날 경기에서 둘 다 1 승씩 한 선수들이었다.
경기 시작을 위해 심판들이 인사를 하고
골드와 진주의 입장이다.
보자마자 탐색도 없이 바로 머리를 들이댔다.
퍽!
둔탁하고 육중한 소리가 관중석까지 들렸다.
소싸움은 오로지 머리와 뿔로 싸웠다.
이마가 깨져서 피가 나기 시작한건 젊은 진주가 먼저였는데.
녀석 절대로 물러설 기세가 없었다.
처음엔 골드가 공격을 했고,
중반을 넘어서는 진주가 더 공격적이었다.
한 라운드를 5분으로 두고
30분간 6회까지 경기를 하는 것 같았는데
소를 떼었다 붙일 수 없으므로 풀 타임으로 진행이 되었다.
상세화면은 양쪽 전광판을 보면 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음세트에 접어들었음을 중계했다.
승률은 청, 홍 그리고 무승부까지 세가지 경우의 수를 두었다.
머리싸움에서 밀리거나 자세가 틀어지면 바로 공격이 들어갔는데
관중석 호응도 대단했다.
두 선수의 투지가 몸무게만큼 육중했다.
진주는몇번이나 위기를 맞아도 절대 물러나지 않았다.
둘다 투지가 대단했다
청도 소싸움은 순종 한우로만 경기가 치러진다고 한다.
우리의 오래된 놀이인데. 일제때 금지되고 지난 70년대에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뒤로 물러나더라도 머리는 꽂꽂히 고개를 돌리지 않은 것이
선수의 자세였다..
고개를 돌리면 지는 싸움이니.머리가 남아 날리가 없다.
경기장 양쪽 전광판으로 실시간 모습을 크게 볼수 있었는데.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경기였다.
경기시작 후 22분쯤인가 그러니까 5세트인 셈인제,.
전광판 확대화면에서 진주(좌측)가 혀를 내밀어 모래판에 박고 있었다.
지쳐서 체온 조절 위한거라는 멘트가 나왔다.
얼마지나지 않아서 진주는 바로 머리를 돌렸다.
달아나는 적을 더이상 따르지는 않았다.
승률게임이다 보니, 관객들의 환호도 대단했다.
한 판 멋진 승부를 보여준 두 선수에게 박수가 나왔다..
진검 승부였다.
우리가 배팅한 골드의 퇴장모습이다.
역시 피투성이 였다.
머리가 저렇게 되도록 이십여분간 싸웠으니.. .
우리는 소싸움에서 승리하여 배당금 30%를 받았다.
미안한 배당금이다,
*내가 사람이라는 것이 미안할 때
소가 싸운다.
머리가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피가 나지만
이쪽에선 응원소리 높아만 간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체로 한쪽만의 생각이다.
이쪽 좋자고 하는 일이
저쪽에서 보면 이기적인 일 얼마나 많을까.
이쪽에서 노는 일이 저 쪽에겐 아픈 일일 수 있다.
열광하며 잘 노는 일이 더욱 그럴 수 있다.
놀면서 아플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슬픈일이고,
슬프면서 안그런 척 하는 것도 아픈일이다.
소가 피를 말리는데도 우리팀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내가 아니고 싶은 순간을 더 즐길 때도 있다..
사람이라는 것이 미안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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