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버섯 철이다. 이맘때면 이웃사촌은 송이 채취를 다녀오시고, 씨알 좋은 녀석들을 맛보라며 주신다. 이계절에 느끼는 호사다. 향기만으로도 암세포 억제 효과가 있다는 귀한 것, 좋은 것을 함께 나누는 마음은 내 입맛보다 맛 보이고 싶은 마음이 먼저라야 가능할 것이다.
송이는 30년 정도 자란 소나무 숲의 양지바르고 바람 , 물 잘 통하는 흙에서 자란다고 한다. 향기부터 사람을 매혹할 뿐더러 갖가지 질병 치료에도 효력이 있어서 버섯중 최고라고 한다.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핑계삼아 지인들을 불러모아 귀한 맛을 함께 즐겼다. 사람맛에 정까지 더해지는 시간이었다. 중소도시에 사는 재미랄까. 알음알음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또는 얻어 먹기도 한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시골정서와 도시정서가 그대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서도 어색하거나 들뜨지 않게 누릴 수 있는 묘한 기운이 있다. 텃세가 없고, 이방인이랄까 외지인이 토박이보다 많다보니, 누구든 합리적이고 개방적이라는 것이다.
20분 정도 거리면 시내에서 벗어난 곳에 터전을 마련한 분들도 많아서 오지 같은 전원주택도 가능하고, 시내 근교에도 주택을 짓고 사는 이들도 적잖이 많다. 대구에 살다 자녀들을 출가시킨 뒤, 부부가 대구집을 청산하고 구미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나머지 여유자금은 즉시연금상품에 가입하여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 설계를 하는 경우도 보았다.
대도시에 살아야 할 이유야 많겠지만, 역귀농 귀촌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중소도시에 사는 이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사는 도시에 내가 주인이라는 느낌은 상대적 박탈감만 더해지는 대도시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정서가 아닐까. 대구에서 자라고 20년 넘게 구미에서 살아오면서 이 도시에서 느낀 만족감만 봐도 그렇다. 모 개그 프로그램에 "마음만은 특별시다"가 아니라 '마음만은 고향'이 되는 도시다.
이웃사촌의 마음에서 이 도시에 사는 만족감까지 송이버섯의 효력은 역시 엄청난 것 같다!
글 사진 이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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