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졸업!

구름뜰 2013. 2. 23. 11:35

 

 

 

 어제는 큰 아이 졸업식 날이었다.  취업나간 덕분에 4학년 2학기는 시험때만 출석을 한 터였고, 그래선지 취업나간 친구들은 안 간다며 불참하려는 녀석을 엄마 아빠를 생각해서라도 기념하자고, 남편이 우기듯 타일러서! 간 졸업식이었다.  

 

 내가 고향에서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대구로 유학간 대학생은 마을에 한 두명 뿐이었고, 학사모는 가문의 영광같은 거였다. 그리고 대학 졸업식장은 졸업생 한명에 부모님을 비롯, 조부모님, 형제나 어린 조카들까지. 기본이 한 대여섯명은 되었었고, 정말 경사로운 날이었다.  

 

 한데 어제 분위기는 고등학교 졸업식만큼 성황을 이루지도 못했다. 강당에 들어선 학생들은 수상자나 그 가족 뿐 인 듯 했다. 명사나 선배의 졸업 특강같은 것이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되던 그 풍습들은 사라진 건지. 특강도 기대하고 갔는데. 어수선했다. 통과의례같은 느낌만 받았다. 학생회 소속 후배들인지 학사모 대여(오만원)에는 열정적인 후배들, 사랑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씁쓰레 했다.

 

 

 

 

ㅋㅋ 많은 기대를 하고 참석한 졸업식 졸업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적는 다면...

 

대학 졸업식/ 이미애

 

제 졸업식을 아빠때문에 참석한 거라는 아들과

참석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아버지.

졸업선물이 더 좋은 아들의 눈은 쇼핑센터에서 빛났고,

학사모가 좋았던 어버지는 카메라 렌즈 앞에서 유순해졌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함께 졸업식에 참석했고,

함께 쇼핑을 했으며 함께 밥을 먹고 영화도 봤다.

선물이 남았고 사진이 남았고 추억도 남았다. 

 

대졸사원이 고졸사원만큼 이슈가 못되는 지금 

가족도 기념할 만한 날에는 기념촬영을 해야 한다.

서로 갇고 싶은 것들이 있기도 하고, 

가끔은 잊어버리는 가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족은 카메라 앞에서만 잘 맞는 퍼즐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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