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와 나는
역시 느티나무 아래에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순하디순한 작은 짐승이었다.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시인 '신석정'의 '작은 짐승'이라는 시다.
사랑하는 난이와 나는 바다를 향해 마주 앉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순하디순한 마음이 된다.
격정의 바다가 말없이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나도 난이도 말없이 앉아 있는 것으로 바다와 일체를 이루려하는 시다.
멀리 있는 물은 물결이 없고
멀리 있는 산은 나무가 없고
멀리 있는 사람은 눈이 없다.
-연암
떨어져 있는 것은 마침표 같고, 가까이 있는 것은 쉼표같고,
내가 선 섬이 한줄 문장인 것처럼 느낌표와 물음표는 계속 따라다녔다.
동해의 파도가 남성적이라면 남해는 여성적이다.
지그시 내색 않고 기다리는 여심같고, 물이랑이 잦아도 끄떡없는 망부석 같다.
섬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 새도 없이 순환도로를 일주했다.
볼거리를 좋아하는 이와 먹거리를 좋아하는 이가 동행하였으니
백문이 불여일견이기도 하고 금강산도 식후경이기도 했다. ㅎㅎㅎ
욕지도 특산품은 고구마였다.
고구마 밭에 들어가 이삭줍기도 해 보았다.
논은 없고 밭 뿐이었는데 고구마를 편으로 잘라서
해안도로에서 말리는 풍경도 자주 눈에 띄었다
소주공장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귤나무도 있었다.
수확기를 놓친건지 관상용으로 놔 둔 것인지
까치밥은 아닌것 같은데 우리는 서스럼없이!
까치라고 우기고 까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연인끼리는 유치할수록 좋다고 했던가.
함께 어울리는 재미도 유치할수록 동질감이 강해진다.
느낌아니까!!다. ㅎㅎ
난이와 나는
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다문다문 선 사이사이로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렀다
난이와 나는
작은 짐승처럼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
짐승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같이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난이와 내가
푸른 바다를 향하고 구름이 자꾸만 놓아가는
붉은 산호와 흰 대리석 중층계를 거닐며
물오리처럼 떠다니는 청자기빛 섬을 어루만질 때
떨리는 심장같이 자지러지게 흩날리는 느티나무 잎새가
난이의 머리칼에 매달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난이와 나는
역시 느티나무 아래에 말없이 앉아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순하디순한 작은 짐승이었다.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시인 '신석정'의 '작은 짐승'이라는 시다.
사랑하는 난이와 나는 바다를 향해 마주 앉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순하디순한 마음이 된다.
격정의 바다가 말없이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나도 난이도 말없이 앉아 있는 것으로 바다와 일체를 이루려하는 시다.
나이타령을 많이 하게 된다. 그만큼 나이는 들수록 의식 되는 것 같다.
불혹을 넘기면 대체로 여성들은 친구가 좋아진다
삼십대엔 자녀가 어떤 비중보다도 큰 자아충족의 도구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영역에 관심을 확장시켜나가도 되는 시기가 온 셈이다.
하고 싶었는데 못 해 본 것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은 때다
나이 들수록 기억력 외에 지적 능력은 향상된다고 한다.
사고력이나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이 생애마지막 몇 년 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대된다는 것이다.
직장, 가정, 공동체 생활에서 실제적인 문제와 상황들을 경험에 왔기 때문에
지적 인지적 성장이 계속 일어나며,
나이들수록 융통성 있고 개방적이며 현실적응적이라는 것이다.
'나가 아닌 나' 로 살아온 인생전반기보다
'자기 자신이 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이는데 제 2의 사춘기라고도 한단다.
이때 강한 성장 욕구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만학도 같은 경우가 그러하겠다.
결과적으로 그런 동기가 지적 능력들을 발달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생 중 후반을
더욱 질적인 삶으로 살아갈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인생 중기라고 할 수 있는 40대에서 6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여성학계의 견해다
바다낚시를 할 수 있는 어장들이 곳곳에 있었다.
한 사람에 만오천원만 내면 손맛을 볼 수 있다.
민박집은 선착장에서 불과 백여미터 남짓에 있었다.
민박집 앞의 이른 아침 풍경이다.
지인이 이곳에 와서 일박을 한적이 있어서 이곳으로 정했다.
숙박비도 저렴해서 나중에 나오면서 2만원을 더 드렸더니 아주머니 깡총깡총 좋아하셨다. ㅎㅎ
일출 보러간 남정네들이 자연산 광어와 쥐치를 장만해 왔다.
원시 수렵생활에서 남자들이 사냥하고 여성들이 열매 채취하던 시절,
모처럼 잡은 고기맛이 이랬을까.
달았다. 쉬이 잊혀지지 않을 맛이었다.
아침상이 이정도 였으니 돌아오는 선상에서 먹을 것까지 챙겼다..
우리일행중엔 '손쉐프'가 있다.
전날 낚시한 우럭으로는 매운탕을 끓였다
아주머니께서 무와 파를 가지고 올라오셨다.
우럭 네 마리를 네명이서 한 마리씩 손맛을 봤다는 데 고마운 우럭이다.
바다여행의 백미인 손맛까지 선사한 우럭들,
누구에겐 손맛이고 누구에겐 목숨이지만
어쨌거나 안 봐서 모르지만 사온 건 아닌것 같다.ㅎㅎ
일출도 좋았다는 데 흐린 아침 해 보기가 쉬웠을까만
그들만의 비밀로 남겨두는 것이 훨씬 좋은것 같다.
느낌아니까.. ㅎㅎ
이튿날 새 에덴동산엘 들렀고 다시 섬을 한바퀴 돌았다.
씀바귀 꽃인데 해풍 때문인지 자주빛이 많이 났다
해국처럼 잎도 제법 도톰했다.
칼릴지브란이 그랬던가
사랑하는 두 사람의 영혼 사이에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고,
마치 한 지붕을 받들고 있는 사원의 두 기둥처럼
너무 가까이 있지도 그러나 너무 떨어지 있지도 말라고,
서로 사랑하되 하늘 바람이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
춤을 추게 할 수 있을 만큼의 공간적 심리적 여유를 가지라고..
하늘도 바다도 전날보더 거 짙다.
일몰/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일주도로 또 한바퀴 돌고 전날 들렀다 당일 준비한 재료가 동나서 헛걸음했던 한양식당엘 또 들렀다
줄서서 삼십분 정도 기다려서야 먹을 수 있었다.
미리 반죽을 해 두지 않고, 밀가루로 그 자리에서 반죽하고 면을 뽑았다.
그때마다 한번에 열그릇씩 나오는 분량이었다.
그러니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일정했다.
해물맛과 금방 만들어낸 면발까지 좋았다.
이면도로 좁은 골목에 위치해서 대로변에선 보이지도 않건만
어찌알고들 찾아드는지.
함께 어울려 논다고 마냥 즐거우란 법은 없다.
배려가 없다면 아름다운 시간이 될 수 없다
이번 여행에서는 섬도 아름다웠지만 사람도 아름다웠다.
자중자애하는 마음도 있었고,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솔선수범도 있었고
여흥을 돋워준 흥경운 에너지가 있었고
묵묵히 받쳐주는 마음도 있었다.
모든걸 받아들여서 바다라고 한다는데
연암의 싯구처럼 멀리 있는 것은 소용이 크게 없다.
가까이서 함께 나누는 것이 정이고 맛이다.
짬뽕맛처럼 이웃과의 여행도 일품 진미였다. .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여행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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