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카드를 세개나 만들었어요, 한 개는 친구들 만나거나 필요한 일 있을 때 써" 주말에 친구들 만나러 고향 간다는 내게 작은 아이가 내민 신용카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이성 친구가 연인에게 내미는 걸 본적은 있지만 ......,
작은 아이가 취업되어 합가한 지 4개월, 처음 한 두달은 리듬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했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거나 빨랫감, 손빨래 해야하는 셔츠와 다림질, 또는 먹고 싶은 메뉴에 대한 준비 등 소소하게 내 일이 늘어갔다.
샤프해서 군말이 없는 편이라 말을 꺼내면 두말없이 들어주는 편이다. 그말을 하는건 원하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테클걸지 않는다. 대신 부탁하지 않는건 먼저 해주지 않는다. 방 정리는 너무 정리해 놓으면 자기 물건 찾을 때마다 물을테고 적당히 어질러진 상태만 유지되는 셈이다. 남편은 버릇을 잘못들이는 거 아닌가 지청구지만 같이 지내는 동안 편하게 해주고 싶다.
사회초년생이라 신경쓸 일 많을테고, 근무시간도 빡빡해서 수월해 보이지 않는듯 한데 군소리 없이 적응하는게 기특하다. 그러기를 4개월 신용카드가 보상처럼 내게로 왔다. 이 카드를 엄마가 남용하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바탕에 있을테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어쩔도리가 없을 터인데. 맘대로 쓰라는 마음이 크다. 멍석 깔아놓으면 더 못 노는데. 어쨌거나 고향 친구들에게 맛난 것좀 사주고 와야 겠다.
삼겹살 먹고 싶다고 퇴근길에 전화가 왔다
오늘 쯤은
삽겹살 일거 같아서 낮에 장을 봐 놓았다
삼겹살이 오븐에 구워지는 동안
삼겹살 생각만 하고 달려온 아이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