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제니가 졸업하는 날.
중학교 졸업 때 꽃봉오리 같던 녀석이 조금은 더 봉긋해진 모습으로 의례 그 부끄러움과 수줍음 그대로 이모를 반겨주었다.
이런 공간에 들어서면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냥 이대로 묘한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이상이 존재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겠지만,
젊음이 가진 에너지가 더 에너자이저 이지 않을까.
교실에 들어서 선생님이 앨범을 펴 보라는 대도, 거울 보느라 정신없는 녀석
언젠가 제니가 중학생 때인가 동생이 그랬다.
아침이면 거울이 가장 큰 적이라고
앞머리 때문에 날마다 지각 일보직전 턱걸이 하듯 교문을 들어선다고. ㅎㅎ
빨간 루즈를 바른 홍조띈 모습.
여전히 그 앞머리는 가지런히 예쁘다.
머릿결이 유독 검고 윤기나는 녀석이다.
담임은 한명도 빠짐없이 졸업장을 건네며 당부의 말과 함께 꼭 안아주었다.
그 목소리가 전체를 향할 때와 아이를 향할 때의 음성이 달라서 보기에 참 좋았다.
말은 하는데 앞에 있는 아이만 들릴 만큼 작은 소리로 말할 줄 아는 선생님을 보면서,,
삼십 여명 넘는 아이들 각각을 대하는 선생님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밤 무슨말을 해 줄까 계속 생각했노라며, 그렇지만 딱히 다 말해주진 못한것 같다며 끝말을 맺었다.
교사라는 직업이 아름답게 보일때는 역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다.
이리 봐도 꽃이고
저리 봐도 향기다
실컷 예쁘고 싶고, 실컷 자유롭고 싶은 녀석
끈 떨어진 연이 아니라,
훨훨 비상을 꿈꾸는 아이,
셔터를 맘껏 눌렀다
3년 동안 견뎌준 젊음이 아름답고
법학 전공을 선택한 녀석의 꿈도 멋지다.
만 두살도 되기 전에 구미로 이사왔고
이사온 날 부터 이틀 동안이나 저희집에 가지 않고
사흘째 되던날 이사한 집으로 간 녀석,
작은 아이를 오빠오빠 하며 그렇게 따르던 녀석
그러다 우리집 작은 아이가 사춘기가 되었고,, 둘은 서먹해지더니,
지금은 만나면 조언도 해주며 서로를 응원하고 존경하고 존중해주는 모습이 보여서
보기에 참 좋다.
딸없는 내게 반은 딸 같은 정서를 가지게 해준 녀석
대학 졸업 때는 어떤 모습일지..
오늘 함께한 시간 추억으로 남았다
녀석 만큼 아름다운 시간으로... 2018, 2, 8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년 만에 온 엽서 (0) | 2018.03.14 |
---|---|
삼월에 눈이 오면 (0) | 2018.03.08 |
구름뜰 친구들 (0) | 2017.12.03 |
일기쓰는 일에 관하여 (0) | 2017.11.30 |
신용카드 (0) | 2017.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