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수업이 두달만에 재개 되었다. 도서관은 닫혔지만 매년 사월 첫째 주에 누리는 금오산 벚꽃엔딩은 놓칠 수 없었다. 눈만 빼꼼히 내놓고 보는 자리지만 사람도 쬐어야 결핍이 덜 하겠다.. 잔인한 봄이 은혜로운 봄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꽃진 자리 연두가 재바르게 자릴 잡는다. 떠나는 것이 이렇게 자연스러울까. 그 때가 그때 임을 안다면 그 때는 쉬워 질까
"저는 그 시인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샘과 저는 완전히 달라요." 토론 중 한 회원이 내게 던진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말은 내가 그 시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음이다. 이런 애정표현이 어찌 감미롭지 않으랴. 자신의 문학적 성향을 표현할 줄 아는 그녀가 주변을 환하게 만들었다.
잘 맞는다고 좋은 것도 안맞는다고 안좋을 것도 없다. 제 색으로 필줄 아는 봄꽃같은 이들이면 족하겠다. 봄 산의 꽃은 아무리 먼데 있어도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