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수조 항마리 밖에 티끌 같은 게 보여
아무 생각없이 집고 보니 구피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무모한 도전을 왜 했는지
물 밖 세상이 아무리 궁금해도 그렇지
어제 수조에 물을 채워 주었는데
살싹만 뛰어 올라도 늘어난 수위로
물 밖이 가능 했으리라.
내 방심도 일조를 했다
오래전
물을 채운 뒤 얼마지나지 않아
물을 나와 펄떡이는 녀석을 본적이 있다
그때 내가 본건 인연이었으리라
물이라야 되는데 물밖이라니
유영도 보기 좋고
개체수가 늘어가는 것도 신기하고
멱이를 주는 재미도 크다
어쩌다 내 손을 넣어 두고 기다리면
구피들의 경계는 풀리고 너도 나도
내 손을 톡톡 두드린다
먹인 줄 아는지
호기심 때문인지
교감이라고 할 수야 없지만
그 작은 몸짓에서 오는 묘한 촉이라니
물을 나온 구피!
내 삶에 물 같은 건 무얼까
가족, 돈, 관계망일까
내 마음일까
단정지을 수 있는 게
어찌 구피에게 물처럼 간단할까
자의든 타의든
살아 있으므로
나를 살게 하는 모든 것들은 다 물이다
무엇에서건 나또한
메마르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