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호박이 호박잎을 만났을 때

구름뜰 2022. 8. 7. 08:20

텃밭농사를 하는 지인이 호박과 오이를 보내왔다

이른 아침에 우리 집까지 온 걸 보면 새벽에 밭에 갔겠다

'아하 호박은 이렇게 하는구나'
한 몸이었다 서로를 보완해 낸 모습이라니.

살짝만 스치면 흔적이 남아서
신생아의 피부보다 여린 호박

호박잎 거 친면을 뒤로하고
매끄러운 쪽으로 감싼 걸 보니
꽃다발을 받은 것 같다.

농사를 지으면 저절로 알아지는 일인지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정성스러운 호박은 처음 본다
스티로폼 포장에만 익숙했다

밥이 뜸 드는 동안 호박과 호박잎에 집중해 보는 시간이다.

호박잎 한 장도 이럴진대
마음 한 자락도 잘 쓰면 어떨지
ㅎㅎ

인연 따라온 잎 한 장은
된장찌개에 넣어야겠다

'사람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스토리로 이사를 오다  (0) 2022.09.30
요가원에선...  (0) 2022.08.09
금오산 등반 2  (0) 2022.05.22
우리동네 산책길  (0) 2022.05.01
연두처럼  (0) 2022.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