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을 수 없었나
아직은 삼월인데 너도나도 총총 난필 봄꽃들이다
한나절 원 없이 피었다가
꽃샘추위에 살 내리듯 내리고 나면
성글어진 가지
애달파서 어이할거나
이맘때 목련에 눈이 가는 건
그래서 더 눈부신 일

나무는 제 가슴만큼 꽃자리를 펼쳐놓았다
바람 한 점 없었는지
간밤 비가 순하게도 다녀간 흔적이다
바람처럼
떠난 사람의 자리도 어느 곳이든
제 품만큼 아름지리라

아래서도 한 번 더 피는
신부의 그것 같은 꽃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사월을 노래한 목월의 시가 여기저기서 흥얼흥얼 꽃봉오리처럼 핀다

사월이든 삼월이든
봄날
꽃 본 나비처럼 설레는 건
나만의 일은 아닌 듯

라운딩 하기 좋은 날들이 다가온다
꽃이 하루하루 그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