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지배적 여론과 정동으로부터 집요하게 탈주하는 것, 과잉 연결된 관계들을 해체하는 것, 인간들의 세계를 떠나 비인간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 과열된 자본주의적 삶의 형식을 벗어나는 것,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새로운 가능세계를 발명하는 것, 이것이 21세기의 새로운 은둔의 실천이다. 말도, 욕망도, 연결도, 소비도 많은 ‘과잉의 시대’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인 김홍중은 ‘은둔’을 이 시대를 헤쳐가는 삶의 방법으로 제안한다. “사회적인 것, 지배적인 것, 패권적인 것으로부터의 필사적 탈주” “사적 삶의 추구가 아니라 지구적 공(公)과 연결되는 현장의 구축”으로서의 ‘은둔’이다. 예컨대 ‘과도한 연결, 과도한 생산, 과도한 학습, 과도한 경쟁 등에서 벗어나 덜 움직이고, 덜 먹고, 덜 쓰고, 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