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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사과

유시민 씨가 사과를 했다. 언뜻 보기에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동기야 어쨌든 사과를 한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를 요하는 일. 그 용기를 냄으로써 그는 적어도 자신이 김어준류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과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상한 안도감까지 느꼈다. 그 사과문을 읽고 나는 그를 거의 용서할 뻔했다. 하지만 아직 화가 안 풀린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누군가 조만대장경에서 기어이 2010년 조국 교수의 말을 찾아내 SNS에 올렸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 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다." close 사과를 했는데도 왜 많은 이들이 그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것일까? 그럴 만..

좋은 기사 2021.01.25

문장으로 읽는 책 ㅡ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잘 사는 사람들, 즉 삶에 탁월한 사람은 좋은 성격을 가졌다. 이 사람들의 성격과 덕성은 모두 즐거움과 고통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의 성격과 도덕적 덕성은 행동적인 동시에 감정적이다. 행동적이라는 것은 이론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성격과 덕성이 감정적이라는 것은 그것이 대부분 감정의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ㅡ 이진우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얼핏 도덕과 감정을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용문에 따르면 도덕의 기초는 감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좋은 감정교육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마땅히 기뻐해야 할 것에 기뻐하고, 마땅히 괴로워해야 할 것에 고통을 느끼도록 어떤 방식으로 길러졌어야만 한다.” 철학자 이진우 포스텍 교수가 ‘철학이..

좋은 기사 2021.01.25

욕망에 대하여

고독은 혼자 있는 자의 심정이 아니라 욕망하지 않는 것과의 연결을 끊은 자가 확보한 자유다.” 어제 일자(1월 13일) 중앙일보 문장으로 읽는 책 ㅡ양성희 칼럼니스트가 쓴 신작 '은둔기계'(김홍중)에 관한 글의 마지막 문장이다.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오타난 문장인 줄 알았다. 마지막 문장 (것과의 연결을 끊은)은 없어도 되는 비문으로 보였다. 왜 이렇게 비틀어 놓았을까! 그리고 몇 번 더 보고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끝내고 다시 되새김 한 뒤에야 해독이 가능했다. 나는 '욕망하지 않을 줄 아는 게' 고독을 선택하는 거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다. 관계에서 내 사적욕망을 제한하는 것이 고독이고 선택한 자유라고, 그래서 욕망을(원하는 것)에 제한해 두었다. 원하지 않는 것도 욕망이라고 인식했던 이라면 위..

사람향기 202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