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서 출발 대구 막내고모님댁에 도착 ,
어머님모시고 다시 의성으로 출발하여 마을입구에 막 들어서는데
그제서야 대구고모집에 어머님 핸드백을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늘 볼 일이 전부 그 가방안에 들어 있는데,,순간 화가 불쑥 올라왔다.
대구 고모에게 전화를 했다.
나는 다시 차를 돌려 대구방향으로 갔고 고모도 약간 화가 난 내 목소리를 짐작한 덕분인지
단숨에 천평까지 달려왔다. 고모가 핸드백과 함께 불쑥 진주 목걸이를 내밀었다.
"이거 가짜아니고 진짜야.. 미안해서.. 이거라도 받아"
얼마나 미안했으면, 그렇게 불쑥 내미는 고모때문에 나는 표현은 안했지만 속상해했던 일이
양심에 팍 찔렸다. 그리고 금방 용서가 되는 것은 아무래도 뇌물인 진주 목걸이 때문인것 같다.
아니 기분까지 좋아지는 이 속물근성을 어쩔까..
어쨌거나 어머님과 2시가 넘은 시간에 기사식당이라는 곳엘 들렀다.
때늦은 시간이라 손님은 한 분도 없고, 두 노부부가 우리 두사람을 얼마나 뚫어져라 쳐다보든지
밥 숱가락을 들기가 어색할 정도였다. 어머님은 순두부를 참 맛있게 드셨다.
다시 구미로 돌아와 볼일을 다 보았다.
그 놈의 공직자 재산신고인지 뭔지는 안하면 좋으련만,
올해도 어머님의 쌈짓돈은 늘어났다.
내년에도 어머님은 또 다른 쌈짓돈을 마련하시리라.
진주목걸이를 받은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목걸이를 한 채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맘 같을 줄 알고 권이에게 어떠냐고 했더니 흥, 콧방귀끼듯 별로라는 표정이다.
고얀녀석, 두고보자
공감불가능!이니 혼자서 만족하는 것이 훨 낫다는 생각을 뒤늦게 했다.
권이가 진주목걸에 얽힌 사연을 어찌 알랴마는.
진주 목걸이는 권이가 기막혀 하는 것처럼
내 속물근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보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