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거제도 해금강과 외도

구름뜰 2009. 8. 5. 11:28

 

 

거제도는 이웃사촌인 지인의 고향이라 익숙한 섬이지만 어쨌거나 내겐 초행길이었다. 

통영에서 23킬로 밖에 안되는 인접도시 인데다 평일이라 도로상황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신거제대교를 지나 삼성중공업 조선소를 거쳐  대우조선해양까지

장승포항으로 가는 길은 시내 중심도로를 관통하는 도로라 그런지

신호등이 많아 수시로 차를 세워야 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해변 외곽도로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편백나무 가로수 길.  

 

 

 

장승포항에는 밀려드는 인파로 주차부터 쉽지 않았다. 주차할 곳 찾는데 1-20분은 기본이고

선착장으로 다시 와 줄서고 기다리는 데 3-40분, 그리고 표 끊고도 1시간 삼십분 정도

더 기다려야 했다.

배의 정원이 백명이었는데, 출항시간도 한정되어 있고 유람선 수도 한정되어 있어서

인파가 몰릴수록 뒤에 오는 사람은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럴 때  고생길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한다. ㅎㅎ 하지만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고,

즐거운 맘으로 현지상황에 적응하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입장료가 꾀나 비쌌다. 외도 입장료가 1인당 8000원이고 유람선 요금이 19,000원이니

외도 다녀 올려면 한사람당 27,000원이 든다. 단체 관람이면 요금만 해도 상당한 셈이다.

 

장승포 항에는 배가 드나드는 선착장이 3곳 있었는데

각 장소마다 출항하는 목적지가 다른 것 같았다.

우리는 가운데 선착장으로 갔고 마침 목적지인 외도로 출항하는 배가 있었다.

지심도 가는 배를 탈려면 왼쪽 선착장으로 가야 하고,

오른쪽은 또 다른 곳으로 출항하는 것 같았다. 

 

 

 

 

 

 

'거제 해금강(바다의 금강)은 수억 년 파도와 바람에 씻긴 형상이라 보는 각도에 따라 갖가지 모습을 연출한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중국 진나라 시황제가 찾던 장생초를 구하러 왔었다 하여 <약초섬>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수십미터 절벽에 새겨진 만물상과 십자동굴은 가히 조물주와 세월의 합작 같았다.

 

섬의  바위표면은 파도가 올라간 높이 만큼의 흔적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저 소나무 있는 곳 외에 맨몸으로 드러난 바위는 폭풍우와 바다가 만들어낸 작품인 셈이다. 

더러는 정상부근에 소나무나 잡풀들이 몇그루 남아있는 쪽도 있고, 

남은것 없이 온전히 바위섬으로 우뚝선 모습도 있다.  

파도는,  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단듯 무심히 해금강 발치만을 맴 돌고 있었다. 

 

파도가 심했다. 선장님 말씀이 외도 관광후 해금강 코스가 정석인데 

사나운 기상으로 해금강을 먼저 다녀와야 한다며 해금강으로 먼저 왔다.  

전날 보다는 파도는 덜하지만 오후가  되면 더 심해질 기상이라고 했다.

놀이공원에서  바이킹 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도가 심했다.  

승선한 손님들이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괴성을 지르는 바람에 재밌기도 했다.

 

 

외도는 '인간승리의 현장'이라고 여행안내서에 표현되어 있었다.

사람 손길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상의 정원, 섬이라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풍광에다가

정원이 아니라 어디 먼나라 궁전이어도 손색 없을 만큼 외도섬 자체가 아름다웠다. 

그 손길이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것과, 사람이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의 한계는

마음에 의지에  달려있어서 마음 먹고 시작하지 않아서 일 뿐이라는 걸 외도에서 알 수 있었다.    

 

물론 만리장성이나 자금성 등

그 시대 군주들의 힘과 권력으로 세운 건축물들 중에도 놀라운 것이 많지만 

외도는 어느 부부의 작은 의지로 자연스럽게 시작된 부분이라서 더욱 존경 스러웠다.

너무 인공적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나무들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였다. 

 

외도!

역시 글로서 표현이 불가능함을 안타까이 생각하며.. 맘껏 감상하시길..

 

 

 

 

 

 가운데 보이는 길이 천국의 계단이라고 지칭된 길이다.

 

 

 

 

 

파르테논 신전 같은.. 

 

 

 

 

 

2층에는 국수를 팔았고 3층에는 차를 차와 음료를 마실수 있는 매점이 있었다.

 

 

 

 

12지 형상의 동물상  

 

 

 

 

 

 

 

 

 

 

 

 

 

 

 

 

 

 

남해 보리암을 시작으로 상주 은모래해수욕장,  항도마을,  통영, 그리고 여기 거제도 외도까지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지만 

이번 여름 휴가는 남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맘껏 구경했다.  

 

안에 있으면 밖이 그립고 밖에 있으면 안이 그리운 심사처럼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자유를 만끽하는 듯한,  시간적 공간적 선물인 듯도 하지만

일상의 소중함을 떠나와서야,  일상탈출을 하고서야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살다보면, 더러 가지 않은길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같은 것이 있을 수 있으리라. 

그것이 무엇때문에 그리되었든, 이미 와 버렸다면,

내가 택한 길에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하리라.

나는 소중하고 내 삶도 소중한 거니까.

 

 

 

 고속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내도록 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다.

 

하늘은 늘 이렇게 각각의 모습으로 다 아름다웠을 것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내가 올려다 보지 않아 

보지 못하고 살아온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