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잡채

구름뜰 2009. 8. 8. 20:28

 

 

오랫만에 잡채를 만들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출장 다녀오는 날이라 뭘 해줄까 냉장고 문 열고 어슬렁 거리다

눈에 띈 피망때문에 생각난 메뉴다. 잡채에는 초록색 채소로 보통 시금치를 쓰는데 

피망을 쓰면 색도 고울 뿐더러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시금치 보다 훨씬 낫다.

(피망은 있고 쓸 곳이 없을 때 잡채를 만들어 보시길..)

 

 

재료는 쓰다 남은 당근, 대파, 어묵, 말린 표고, 목이 버섯, 이 정도만 있으면 

잡채를 만들 재료로는 충분하다. 돼지고기가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야채잡채로만 만들어도 된다. .  

 

 

야채는 곱게 채 썰고 돼지고기는 갖은 양념(진간장, 마늘다진것, 매실즙약간(없을때는 설탕 약간) 참기름 파 다진것등등 )을 걸죽한듯 약간 싱겁게 많이 준비한다. 

목이버섯과 말린표고는 10분 정도 물에 불린다음 깨끗이 손질한다. 

목이는 까슬까슬한 부분을 깨끗이 도려낸뒤 길쭉하게 채 썰고, 말린 표고도 물기를 꼭 짜서 조선간장이나 소금으로 조물락 조물락 무쳐 둔다. 

 

 

피망, 당근, 양파, 어묵까지는 식용유를 두르고 맛소금 간하면서 센불에서 재빨리 볶아 낸다. 

(깨끗한 야채 순으로 볶는 센스가 필요하다 후라이팬을 씻지 않아도 되도록.. )

야채는 살짝 덜 익은 듯 하게 볶아야 씹히는 맛도 좋고 색도 곱다.

 

고기랑 버섯은 마지막에 볶는다.

 

 

돼지고기를 볶다가 육즙이 나오면서 거의 다 익어 갈 무렵, 소금간만 살짝 한 버섯 두가지를 

팬에 넣어 돼지고기가 다 익을 때까지 함께 볶는다. 

버섯은 양념이 잘 베어들지 않은 재료라 돼지고기 육즙으로 마지막 간을 하면 버섯맛이 깊이가

있어져서 훨씬 좋다.  

 

 

 

당면은 삶아 찬물에 행군뒤 팬에 식용유를 약간만 두르고 볶는듯 하면서 진간장으로 색이 나는 것을 봐가며 간을 한다. 진간장 만으로 간 할 경우 당면 색이 너무 검을 수도 있다. 간장 종류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지만, 당면색을 봐가면서 진하면 나머지는 소금간으로 한다.

간이 심심하게 맞으면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마무리 한다. 

 

 

잡채의 용도가 손님맞이용이면  위의 두가지 재료가 뜨거울때 섞어두면 야채 색이 때깔이 안난다. 

요 밝은 색감을 잘 살릴려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섞어야 한다.  

그리고 손님이 왔을 때 먹을 만큼씩 팬에 데워 내면 금방 만든 것 처럼 색이 곱다.

 

손님접대용이 아니라면 뜨거울 때 섞어서 바로 먹으면 된다. 

 

 

잡채는 야채 때문인지 만들어 섞어 보면 항상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많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ㅎㅎ

 

 

이걸 누가 다 먹을 지 모르겠다.  ㅎㅎ 

 

어릴적엔 참 귀한 음식이었다.

잔칫 날 아니면 구경도 맛 보기도 쉽지 않은 음식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자주 해줘서 그런지 애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음식중에 김치 다음으로 외국인들에게 특히 유럽쪽에 인기 있는 음식이

잡채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는 우리 문화중에서도 음식문화가 세계인들에게 가장 

각광 받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

아마도 머지않아 세계 곳곳에서 한식 문화가 붐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리 음식의 우수성이야 이미 입증이 된 셈이고,  단지 알려지지 않아서 늦어진 셈이니

이제 세계화에는 시간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ㅎㅎㅎ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여름에 잘 맞는 음식은 아니지만

구가 놀러오기로 했다거나

나이가 좀 있으신 부모님세대의 손님이 오실 경우에 해드리면 좋아할 음식이다. 

 

아이들에게 내어 줄때는

커다란 접시에다 금방 지은 밥을 얇게 조금만 펴고 

잡채를 살짝 얹은 뒤 그 위에다 계란 후라이 하나를 얹어

시원한 물김치와 묵은지를 함께 낸다면 한 그릇 뚝딱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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