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아오리 사과

구름뜰 2009. 8. 12. 00:54

 

 

밤 12시가 넘었다. 

배가 고프다.

아이가 올려면 아직도 한시간 내지는 30분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

책 보다  라면을 먹을까 하다가 아오리 사과 한알로 떼우기로 마음 먹고 무심코 사과를 꺼냈다.

한데 요  자두만큼 작은 사과가 어찌나 이쁘게 생겼는지 먹을 수가 없다.  

 

 

 

 

 

  

잎사귀가 하나 달렸을 뿐인데,,

대체로 아오리 사과는 연두빛인데

요 붉게 물든 소녀의 연분홍빛 마음같은 수줍은 이 색은 또 어찌나 이쁜지. .

사랑의 신 비너스의 아들 큐피트의 화살에 맞은 걸까!

어줍잖은 감성으로 또 금새 멜랑콜리 센티해졌다.

이 사과에 필이 꽂혔다.

이리로 보다가 저리로도 보다가

생전모습!

기록으로라도 남겨 두고 싶은 미련!

 

 

한입 베어 물어야 하는데 자꾸 망설여 진다.

아쉬워서 또 한컷. 

 

 

 

한입 베어물고, 아 이맛이다 싶어서  또 한컷

 

 

또 한입 베어물고 또 한컷

 

 

또 한입, 

 

 ...

 

 

이 모양도 이쁘다.(순전히 내 생각이다.)

 

 

혼자놀기 잘하는 나는 사과한데는 미안한듯 해 놓고는

한입 베어 물고는 맛있어서  게눈 감추듯 미련없이 먹어 치웠다. 

사과가 그랬을지 모른다. 

"지가 무슨 큐피트인양 폼만 잡아놓고선 내 이렇게 먹힐 줄 알았다.. ㅎㅎ"고

밤에 쓴 연애편지 아침에 보면 유치해서 못 읽는 다는데

내일 보면 엄청 유치할래나..

 

이쁜 만큼 맛있는 사과.

맛있는 사랑  맛있는 행복을 심야시간에 맛보았다.

이 포만감은 사랑과 행복도 함께 먹어서 인가보다!

 

아직도 고 3 아들은 독서실에서 돌아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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