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

참 좋은 님!

구름뜰 2009. 10. 4. 08:21

 

 

한가위 보름달이다

년중 정월대보름 이후로 가장 원만하다는 달!

달빛이  좋은 어젯밤,

'이밤을 어찌 그냥 보 낼 수 있나요'라는 남편의 제안에 함께  산책을 나섰다. 

달빛 사냥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카메라를 챙기고.

 

가로등이 없는 산책로에선 달빛은 환해서 좋았지만 담을 수는 없었다. 

달님은 너무 멀기만 하고 작기도 하여서 그 점점을 카메라가 읽어내지 못했다.

무언가 다른 장비가 더 있어야 가능한것 같았고,  일단 빛이 더 필요한것 같았다!

하옇튼 몇번의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결국, 가로등 아래 은행나무를 조연으로 출연시키고서야

한가위 보름달을 담아 올 수 있었다.

주객이 전도 된다는 경우는 이런 경우인걸

은행나무나 가로등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ㅎㅎ

 

흐린 밤하늘 인 듯 한데도 그래도 한가위 보름달이라 제법 밝았다.

최명희씨의 혼불에 나오는 이야기 인가?

아들을 낳고자 하는 아녀자는 저 달을 무호흡으로 몇 번을 삼켜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생각났다.

삼킨다고 삼켜질까마는 옛날 어르신들이 달에 걸었던 기대는

오늘날 우리들의 생각과는 완전 다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고 싶은 님을 달님으로 승화시킨 문학작품들이 수 없이 많은 걸 보면

달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실로 무궁무진할지도 모른다.

 

돌아보니 내게  달에 대한 추억은 그다지 없는것 같다.

어린시절, 아니 사춘기 시절.

고향 동무들과 달빛이 좋은 신작로 길. 들길을 걸었던 기억들.

그러다 어쩌다 올려다 본 달이 유달리 밝았다는 기억..

초승달은 갸날퍼서 더 아름다운 존재! 로 느껴지기도 했던...

여러가지 상념들이 떠 오른 달빛산책길이었다.

 

명절만이 유일한 축제 문화였던 시절!

달님께 소원비는 세월을 살고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달님은 늘 변함없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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