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이다
년중 정월대보름 이후로 가장 원만하다는 달!
달빛이 좋은 어젯밤,
'이밤을 어찌 그냥 보 낼 수 있나요'라는 남편의 제안에 함께 산책을 나섰다.
달빛 사냥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카메라를 챙기고.
가로등이 없는 산책로에선 달빛은 환해서 좋았지만 담을 수는 없었다.
달님은 너무 멀기만 하고 작기도 하여서 그 점점을 카메라가 읽어내지 못했다.
무언가 다른 장비가 더 있어야 가능한것 같았고, 일단 빛이 더 필요한것 같았다!
하옇튼 몇번의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결국, 가로등 아래 은행나무를 조연으로 출연시키고서야
한가위 보름달을 담아 올 수 있었다.
주객이 전도 된다는 경우는 이런 경우인걸
은행나무나 가로등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ㅎㅎ
흐린 밤하늘 인 듯 한데도 그래도 한가위 보름달이라 제법 밝았다.
최명희씨의 혼불에 나오는 이야기 인가?
아들을 낳고자 하는 아녀자는 저 달을 무호흡으로 몇 번을 삼켜야 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생각났다.
삼킨다고 삼켜질까마는 옛날 어르신들이 달에 걸었던 기대는
오늘날 우리들의 생각과는 완전 다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고 싶은 님을 달님으로 승화시킨 문학작품들이 수 없이 많은 걸 보면
달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는 실로 무궁무진할지도 모른다.
돌아보니 내게 달에 대한 추억은 그다지 없는것 같다.
어린시절, 아니 사춘기 시절.
고향 동무들과 달빛이 좋은 신작로 길. 들길을 걸었던 기억들.
그러다 어쩌다 올려다 본 달이 유달리 밝았다는 기억..
초승달은 갸날퍼서 더 아름다운 존재! 로 느껴지기도 했던...
여러가지 상념들이 떠 오른 달빛산책길이었다.
명절만이 유일한 축제 문화였던 시절!
달님께 소원비는 세월을 살고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달님은 늘 변함없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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