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무을 버섯축제 나들이

구름뜰 2009. 10. 11. 10:32

 

 

 

선산읍 무을면 안곡저수지다.

무을의 버섯 축제가 어제 하루동안 가을 운동회처럼 열렸다.

이 저수지는 폐교가 된 안곡초등학교의 운동장처럼

교문 앞에서 약간 왼쪽으로 펼쳐져 있다.

폐교에는 서울에서 내려오신 한태덕사진작가가 혼자 살고 있다.

한태덕 작가는 이곳에서 구미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으니

아름다운 구미 풍경의 산실이라고 해도 되겠다.

 

 

억새도 아니고 갈대도 아닌 이 풀의 이름은 모르겠다

저수지 주변 습한 곳은 가을색으로 바래가는 풀들이 이른 감은 있었지만

바람과 함께 바스락 거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정문, 그러니까 저수지 주변은 생태공원이 있다.

주민들과 무을면사무소 직원들이 직접 나무심고 가꾼 곳이다.

올해로 버섯축제가 4회니까 처음 돌탑을 쌓고 만들기 시작한지가 

 4년쯤 된다고 해도 되겠다.

 

 생태공원에는 봄에는 유채꽃부터 여름에는 메밀꽃 이 가을엔 코스모스까지 

 다양한 꽃들이 계절따라 피기 시작한다. 

지금은 코스모스도 다 지고 씨앗만 맺혀 있었다.

 

 

이 피아노는 코스코스가 한창인 계절에도 여기 있었고 

꽃이 다 진 지금도 여기 있는걸 보면 아마도 못 쓰는 피아노 인 것 같다.   

건반이 몇개나 아래로 내려 앉아 있었다.

그래도 교문 쪽에서 본 피아노가 있는 코스모스 풍경은

 음악이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누가 이런 기막힌 생각을 했는지

아마도 못쓴다고 창고 같은 곳에 두었다면..  발상의 전환,,

코스모스도 피아노도 자기가 가진것 이상의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었다. 

퇴물이 되었어도  제 기능은 여전히  한 몫하고 있는 피아노 였다.!

 

 

이 녀석들은 이 동네 개구장이 녀석들인것 같다.

총구를 머리쪽에 갖다댄 파란색 잠바를 입은 아이는

콧물이 흘러서 하얗게 더케가 낀 얼굴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설정하고  분장이나 해야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실물로 맞딱뜨리고 보니 반가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때도 그런 애들이 꼭 있었다. 

오랫만에 보는 모습이라 반가웠다. ㅎㅎ

 

 총을 들고 놀고 있길래 '람보처럼' 멋있게 서 보랬더니,

 "람보가 누구냐"며 저들끼리 쑤군 댔다.

용감한 전사라고 했더니 알겠다는 듯 제대로 포즈 나오고..

 

 

늦게핀 코스모스 한 송이가 눈에 띄었다.

이 작은 꽃이 바람에 얼마나 흔들리는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녀석dml 목을 낚아 채고서야 한 컷 찍을 수 있었다.ㅎㅎ

아주 아주 작은 500원짜리 동전 만한 코스모스 였다. 

 

 

이 꽃은 씀바귀 꽃이다. 씀바귀 한 포기가 황량은 가을들을 지키듯 피어 있었다. 

민들레꽃을  많이 닮은 꽃이다.

 

 

폐교에서 벌어진 버섯축제는 오래전 가을 운동회 느낌이 났다.

나이 많으신 할머니 두분이 짚신을 만들어 와 팔고 계셨다.

어린이용 짚신이다. 

 

 

 

장승이나 돌탑 등 사람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다소 조악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무을 생태공원은 도시의 공원에 비하면 세련된 것이 별로 없다.

비전문가인 주민들의 손길이 느껴져 더 정겨운 곳이기도 하다.

 도시의 공원엔 비길수는 없지만,  그곳 자연풍광과  잘어울리는 공간이다.

 

봄이면 이  곳으로 쑥을 뜯으러 오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이름 '안곡'처럼 안온하고 편안한 곳 오염되지 않아서 좋은 곳이다.

이곳에는 신라시대때 지은 오래된 고찰 '수다사'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황금색으로 짙어가는 들판

금값이 장난아니라는데..

이 들판이 농부들에겐 금 만큼 값진 보석이 아닐까!

 

깊어가는 가을, 결실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나는 진전없는 사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