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익힌 배추 쌈맛은 맑고 순하다.
생으로 먹을때 보다 배추의 고소한맛은 덜하지만,
치아가 좋지 않은 노인들은 쪄서 드리면 좋아하는 찬이다.
개운한 맛이 물리지도 않으니, 어른이 계시다면 한번 해드려 보시길..
레시피가 필요없는 찬인지라,.. 생략하고,,
쪄먹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덕분에 준비한 찬이지만,
사진을 보다 보니 지금은 아무것도 못드시어 호스로 영양공급 받는
유독 이것을 좋아하는 어머님 생각에 마음이 짠해진다..
작년 추석때였다.
병원에만 계시다 추석을 맞아 외박을 나온 어머님은 잔뜩 준비해둔 음식은 뒷전이고
쌈배추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남편이 마트로 달려갔고,
명절전날부터 명절날 아침, 점심, 저녁까지
유독 좋아하는 우리집 요 쌈장!과 함께 찐배추랑만 식사를 하셨다.
'그래이맛이야'하며 반가워하던 모습, 고향맛!을 만난것 같은 모습이
행복해 보이기 까지 했었던 ...이 소박한 찬이 병상에서 맛있게 먹은
몇 안되는 음식중에 아마도 1,2 순위정도 되는 찬이지 않았을까...
지금은 너무도 오래전 이야기가 되어 버린듯 하다..
큰 배추보다는 속이 적당히 찬 꼭 이맘때 나오는 배추가 고소하고 맛있다.
먹고나서도 먹었는지 말았는지 속이 개운한,
이런찬은 칼로리 걱정 붙들어 매두고 양껏 즐겨도 좋다.
푸성귀류를 좋아하는 나는 가끔 특별히 더 맛있는 야채맛을 보게되면,
어릴적 봤던 염소와 소 생각이 난다. .
염소가 냠냠 맛있게 풀을 씹어 먹는 모습이나,
소가 주인의 채근도 마다하고 길옆 가장자리 풀을 뜯어서 혀를 돌려가며 맛있게 씹어먹던 모습,
주인이야 "이랴,이랴" 재촉하건 말건 느긋이 맛을 즐기던 그 모습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조상 대대로 야채(풀)!맛을 제대로 아는 미각을 가진 족속들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