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돼지고기 보쌈 - 제니를 위하여

구름뜰 2010. 3. 24. 21:11

 

 

사는 곳이 시골과 가까워 그런지 우리 동네는 시골정서와 도회 정서가 공존하는 것 같다.

아직도 돼지를 잡는 다거나 하는 곳이 있는지,

 어제 잡은 고기라며 덩어리고기를 남편이 들고 왔다.

 

올해로 열두살이 된 조카 제니는 유독 고기를 좋아한다. 

고기를 보자 마자 '제니가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니네 불러 먹이자고 한다. 

이럴때 우리는 죽이 잘 맞는다.ㅎㅎ

동생네가 가까이에 있어서 맛난것이 있으먼 불러서 먹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동생네는 또 엄청 잘 먹어준다.

준비한 것보다 배는 맛있게 먹어주어서 함께 하는 자리가 음식보다 더 맛날 정도다!

 

누군가를 위해서 맛있는 것을 준비하는 것은 행복이다.

특히 맛있게 먹어줄 거란 기대까지 가득할 때는 말해 무엇하리..

여자의 행복은 이런것들에서 많이 느끼게 된다. 남자들은 경험해보기 쉽지 않은 장르인지도 모른다.

이런 행복을 경험해본 남성이라면 아마도 애처가가 아닐까.

내 남편은 애처가지만 이런 경험을 해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ㅋㅋㅋ

남편이 이글을 볼까 염려되지만 옆의 제니와 죽이 맞아 히죽거리며 이글을 쓰고 있다.

ㅋㅋ 열두살 제니와도 너무 잘 맞아 탈이다. ㅎㅎ

 

 

`돼지고기 보쌈 레시피 올립니다. 만들어 보실분들만 참고하세요.

제 요리법대로 한다면 군내는 소풍가고 향긋한 냄새가 이사온 답니다.`

 

 물을 넉넉히 준비한 다음 향신료에 속하는 것들은 다 넣어 준다.

생강, 통마늘, 후추, 된장, 커피, 소주, 대파, 양파까지..

처음 30분 가량은  뚜껑을 열어서 군내가 휘발되도록 삶아주는 것이 포인트다.

그리고는 1시간에서 시간 반 정도 푹 삶는다,

(젓가락을 찔러보아 부드럽게 들어갈 때까지 삶으면 되겠지요 )

 

 

무는 굵게 채썰어 소금을 살짝 뿌려 10분정도 절여두었다가 씻어 물기를 꼭 짜둔다.

대파는 채 썰고, 배는 버무리기 직전에 무 크기로 썰어서 양념장으로 버무려 낸다.

`양념장 재료: 멸치액젓(까나리) 매실즙, 고춧가루, 마늘다진것, 통깨, 등. 

 

 

 

김장을 3통 했는데 마지막 통을 개봉한 것이라 그런지 아직 풋풋하다.

감탄사를 연발하던 제니가 김치에 고기를 싸서 한 입 넣더니 왈,

 "이모, 고기가 부드러워서 김치만 씹는것 같아요!  음~~ ~~"

녀석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저런 모습 보는 맛이랄까.. 고기를 저렇게 좋아하니.. 충분히 공감은 간다.

맛있는 건 행복한 거니까..

 

 

 

제 엄마는 집에 갔는데도 먼저가라며 가지 않고 이모옆에 이러고 눌러 앉은

요 이쁜녀석을 어쩔까. 5학년인데 제법 소녀티가 난다.

이쁜 조카가 있다는 건 그것도 여자아이가 있고 나를 엄청 따른다는건, 

딸이 없어도 있는 것 같은 착각에 가끔 빠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일 같다!

 차암~좋은 일이다. 듬뿍 사랑을 나눌수 있어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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