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날씨인데도 예정되었던 여행, 오늘은 강구항엘 다녀왔다.
바다한번 보고 대게 먹자는 계획뿐 다른 목적이 없어서 10시쯤 느즈막히 출발했다.
수평 그 무한한 공간속으로 펼쳐진 바다와 수직으로 우뚝선 등대
완전히 낯선곳도 아니지만,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는 일은 언제나 설렘이 앞서고,
갈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건 일행에 따라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대구 포항간 고속도로 진입로를 재밌는 왕수다로 놓치는 바람에
달리다 보니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불상사가 생기고,
결국 경산으로 빠져 나갔다가 다시 올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동행은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함께라서 좋은 마음이 먼저다.
잘못든 길이 대수랴..
시장이 반찬이라고 대게를 찌는 동안 요 작은 오징어 새끼 축에 드는 회를 먹었는데,
얼마나 달큰한지 오징어에서 단맛이 났다.. ㅎㅎ
속살빼서 먼저 권하는 이런 이쁜 마음을 어쩔까.
속살을 사진 찍고 싶다는 생각을 먹으면서 했는데 일행이 내 맘을 어찌알고 쏙 빼서 내게 이 것을 권했다.
ㅎㅎ 이심전심인지.. 먹으라고 준 마음과 찍고 싶었했던 마음의 접점이 만난 이 환상적인 순간을 어이할꼬..
황송한 속살이어라.. ㅋㅋ
일단 식후경,,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징어가 풍년이라고 하더니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오징어 말리는 곳이 곳곳에 있었다. 해풍이 센 요즘은 금방 마를 것 같았다.
식당에서 6마리 10만원에 먹었는데 수산시장에서는 이만큼 많은 양,
약 14마리 정도 그것도 훨씬 큰 것을 10만원에 살 수 있었다.
1층에서 사서 상가 2층으로 올라가면 찌기만 하는 곳이 있다.
한 통에 5,000원씩 쪄 주는 곳이다.
아저씨께서 증기로 기절을 시키는 장면이다.
기절시키지 않으면 쪘을때 다리가 뚝뚝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고.
이렇게 찜기에 올려서 20분만 찌면 된다.
그 동안에는 상가 앞, 난전에 가면 또 다양한 횟감을 구경할 수 있다.
홍삼, 해삼, 개불, 전복 멍게 등 싱싱한 수산물들이 손님들을 기디리고 있다.
홍삼이다. 때깔이 얼마나 좋은지.. 큰것 3마리 3만원이었는데 양이 제법 많았다.
요즘은 이렇게 작은 오징어가 대세(10~20센티 정도)인지 큰 오징어는 잘 보이지 않았다.
도다리, 놀래기의 요 오른쪽 바구니에 담긴것이 3만원 이었는데 아주머니께서
오징어 5마리 정도를 덤으로 넣어 주셨다. ㅎㅎ정말 싱싱하고 싼 가격.
풍랑이 심해서인지 상인들도 많지 않았고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주말이 아니라서 장보기엔 좋았다.
이렇게 난전에서 횟감 쇼핑하고 가면 20분정도 소요, 대게 찜 완성,,,
십만원어치가 이렇게 푸짐하니 두 박스나 된다.
시장에 가면 나른한 삶이라고 느꼈던 일상도 갑자기 분주해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게된다.
살아 꿈틀거리는 어시장은 더욱 그렇다.
삶이 무료하게 느껴질때 시장에 가면 정신이 번쩍 든다.
시장은,
체험 삶의 현장처럼, 언제나 살아 꿈틀거리는 우리 삶의 표상이다.
길을 잘못들어 들르게 된 경산 어느 하천변 상수원 보호구역, 이렇게 장관인 유채밭이 있었다.
잘못 든 길 덕분에 보게되엇으니, 예정에는 없던 곳이다.
가끔 이렇게 계획하지 않았던 일에 부딪쳤을 때,
더군다나 이렇게 꽃밭같은 예기치 못한 반가운 돌발상황이 생길때는
'하늘이 내려준 복이다' 하고 즐길 일이다. ㅎㅎ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대게 보다도
이 꽃밭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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