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가죽장아찌 & 두릅나물

구름뜰 2010. 5. 4. 19:26

 

 

산이 깨어나는 계절이다.

 '나 여기 있어요!''

 '그래, 네가 거기 있었구나! 정말 아름답구나!'

깊은 산 계곡에 피어 있어도 이맘때면 산벚나무 자태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먼데 있어도 한눈에 들어오는 이 계절,

달려갈수만 있다면 달려가 칭찬해주고 주고 싶다.

년중 자신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나고 드러 낼 수 있는 이 때가

산벚나무에겐 가장 행복한 때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산은 그렇게 나무마다 제 빛을 발하고 있고 그 조화로움 또한 아름답다. 

 

 

나무의 새순들도  쑥숙 신나는 계절이다. 

이 맘 때 시장에 가면 두릅과 참죽나무(가죽나무) 순이 나온다.

짧은 동안 잠깐 나오는데 아차하면 먹고 싶어도 놓칠만큼 가죽나무 순은 구하기도 쉽지 않다. 

지금이 제철이다.

 

그대로 두면 나무줄기로 자랄것을 새 순일 때 채취해서 먹는 셈이니

나무의 원기를 받는것 처럼 좋은 나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흙뿌리 채소보다 향도 깊고 맛도 독특하다.  

 

 

두릅은 엄지 손가락 만큼 굵어도 여리기는 딱 새순 그것이고

가죽나물 줄기는 두릅보다는 단단해 보이지만 역시나 새순이라 담궈보면 식감도 좋다.

조금 더 크면 억세져서 먹을 수도 없다.

 

 

밑둥 부분을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소금물에 데친다.

 

 

 

 

두릅은 소금물에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제일 상큼하게 즐기는 방법같다.

된장 양념장을 만들어서 무쳐 먹어도 좋다

 

 

가죽은 소금을 살짝 흩뿌려서 서너시간쯤 절인 뒤

물에 씻지 말고 그대로 꾸덕꾸덕 할 정도로 살짝 말린다. 2-3시간,

 

양념장은 고추장, 매실즙, 마늘다진것 듬뿍, 진간장, 꿀, 깨소금, 등을 넣고 버무린다.

 

 

 

가죽은 장아찌를 담궈두면 1년 내 즐길수 있다.. 

양이 많거나 오래두고 먹을 것이면,

고추장, 간장, 물엿을 섞어서 한 번 끓여 식힌 다음에 나머지 양념재료를 넣어서

그 양념장에 박아두면 오래도록 즐 길 수 있다.

작년에 먹던 가죽장아찌가 아직도 냉장고에 있는데 오래 되어도 맛이나 향이 크게 변화가 없다.

 

 

가죽은 향이 강해서 먹어 본 사람들이 그향을  못잊어 찾는 찬이다.

나이가 많은 내 시누님들은 네분이나 계신데  모두 다 가죽장아찌를 특히 좋아하신다.

우리집에 오시면 향수를 느끼듯, 어릴적 먹어봤던 그 맛을 만난듯 반가워하고 좋아하신다.

그러니 가죽장아찌는 우리집에 오는 친척들이 더 즐기는 찬인 셈이다.

반가워하며 맛나게 즐기는 모습이 좋아서

새순이 나오는 이맘때면 나는 꼭 준비해두는 편이다.

  

좋아하는 것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다.

맛나게 먹는 모습 보는 것이 맛난 음식 먹는 것 보다 더 행복한 것이란 걸

만들어 본 사람은 안다. 그러니 음식만드는 걸 좋아하는 것도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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