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에 나는 재료로 장아찌를 담궈 두면 1년 내도록 즐길 수 있으니
장아찌류는 조상님들의 지혜가 깃든 저장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재료 외에는 소금, 간장,식초,설탕이면 담글수 있는 것이 또한 장아찌류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구미시 선산읍에는 아직도 오일장(2일과 7일)이 선다.
선산읍에 들어서면 좌측 복개천을끼고 1~2킬로 남짓 장터가 펼쳐지는데,각지에서 몰려든 장사꾼들과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들고 나오는 농민들까지
재래장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규묘면에서는 현대적이다 할 만큼 크다..
느긋이 구경하면 두어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구미에서 20분정도 거리라 구미 사람들로 더 붐비는 장터다.
그저께 장날 남해쪽에서 올라온 것이라는 역시 한철인 마늘쫑을 샀다.
기본으로 담궈먹는 분들이 많을 테지만 잘 모르는 분들은 참고하시라고 레시피 올립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병에 먼저 넣는다.
장아찌는 진간장으로 담그면 검고 소금으로 담그는 허연것이 때깔이 나지 않으므로
두가지를 적절히 배합, 간장물이 갈색을 띄게 하여 담그면 장아찌가 노르스름하게 곱다..
고추, 양파, 마늘, 오이 장아찌도 마찬가지다.
냄비에 물을 넣고 (주재료가 담기는 통의 크기에 맞게 양 조절)
간장으로 색을 낸뒤 나머지 간은 소금, 식초와 설탕을 넣어서 끓인다. (간봐서 새콤달콤)
끓인 간장물을 뜨거울 때 마늘쫑 병에다 그대로 붓는다. 그래야 아삭아삭 명심..
왼쪽 사진은 뜨거운 간장물을 금방 부었을때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하룻밤 자났을 때의 모습이다.
하루지나고 간장물을 따라내어 다시 끓인다.
마늘에서 나온 수분량 증가로 싱거워 졌을 수도 있으므로 간 보고 소금 더 첨가해도 좋다.
아직 아래쪽은 색이 들지 않았지만 윗쪽은 제법 들었다.
끓여서 부어주는 일을 서너번 하고 나면 1년 내도록 냉장고에 두면 변함없다.
뜨거운 맛을 본 식재료(장아찌류)가 역시나 저장성에서 탁월.
사람도 힘든일을 겪어야 속도 깊어지고 진국이 되는것 같다.
닥치는 난관이 있다면 '오냐 오너라 내가 너로 인해 더욱더 성숙해지리라!'
이런 마음으로 대처하면 어떨까.
마늘쫑이 뜨거운 간장물에 섞이지 않았다면, 어찌 1년 내도록 그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으랴!
ㅎㅎ
꺼내 먹을때는 이대로 담백하게 먹어도 좋고,
고추장 양념장을 만들어서 먹을 만큼 버무려 먹어도 별미다.
입맛없는 여름에 식은밥에 장아찌 한 종지면 밤 한 그릇 뚝딱이다.
시원한 얼음물에 밥 말아 먹을때도 그만이다.
가죽도 어찌나 많이 나왔는지 며칠전 담궈서 맛있게 먹고있는 중인데 또 사왔다.
구경하고 싶어도 없던 것이 단일품목으로 가장 많이 나온 것 같았다.
할머니와 상인들 까지 포함 가죽파는 분들이 50-60명 정도는 넘을 것 같았다.
1단에 5,000원 하는 것을 4단이나 샀다.
이맘때 아니면 못 산다 싶고 주변에 맛도 보일겸 욕심을 냈다.
고추장이 장난아니게 많이 들었다.
그래도 주변에 별미를 맛 보일수 있다는 기분으로 정성 들여 담궜다.
고추장에 간장, 매실즙, 꿀,을 넣고 끓였다.
이 고추장이 완적히 식은 다음에 찹쌀 풀 끓인것과 마늘다진것을 듬뿍 넣었다.
(요리법 필요하신분 앞페이지 참고 하세요.)
큰아이가 하숙집 아주머니도 좋아할 것 같다는 말에 그곳에도 조금 보내 드렸다.
하숙집 음식 솜씨가 좋아서 요리 잘하는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 할 정도로 입에 맞아한다. 복이다.
3년 째인데 옳기지도 않은 걸 보면 솜씨와 정성이 어떤지는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요리는 준비한 정성의 딱 그만큼의 맛을 낸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말 그렇다.
시골장터에 간 덕분에 먹거리가 넉넉해진 냉장고 풍경이다.
고추모종에서부터, 고구마 순, 산나물, 강아지, 고양이 닭등, 없는게 없는, 있을 건 다있는 곳.
한 두가지 품목만 들고 나온 농민들과, 이른아침 아니면 그 전날부터 장날에 맞춰서
손질해 두었을 것 같은 흔적이 보이는 물건들까지.
상인의 숫자가 손님 숫자에 버금가지야 않지만 많은 곳,
시골장터의 모습은 왁자하고 분주하며 활기차다.
그래서 정겹다. 오일장이 사리진 곳이 많아서 더 그런지 모르겠다..
구미사람들로 붐비는 구미지역의 명소로 명물로 선산장은 건재하고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