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오랫만이라 그런지 정겹다..
송홧가루 등 꽃가루로 하늘도, 계곡물도 자동차 위에도 누런 먼지세상 같더니,
맑게 씻겨진 창공 너머 금오산 능선의 운무는 거북이마냥 어슬렁거리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굽이 굽어 넘어가며 노니는 모습들도 정겹다..
비때문에 생각난 건지 모르지만 혼자서도 가끔 당기는 음식이 있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고, 지혈작용 간에도 좋은 음식이라고 들었다.
그러니 술로인한 숙취해소 피로회복에도 당연 좋을테고 또한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과 함께 흠수된
중금속을 배출시켜 주는 작용까지 한다고 하니 제철에 부지런히 먹어 둘 일이다.
고혈압에도 꾸준히 복용하면 낮춰주고, 섬유질이 많아 변비해결 예방에도 당연 좋겠다.
미나리 자랑이 너무 과했나요.. 좋은 건 좋은 거니까..
고향 경남쪽에서 어릴적에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는데
어른이 되고는 먹어 볼 기회가 없었다..
맛도 추억처럼 당길때가 있고 떠오를 때가 있는것 같다.
예닐곱 살 이었을 적 기억인데.. 큰엄마가 가마솥뚜껑에다 마당에서 전울 붙여 주신적이 있다.
특별한 날이라야 먹는 음식이 전 이었던 것 같은데..
무슨 날은 아닌것 같고 한가한 오후 였던것 같다.
화단에 이런 저런 꽃들이 무성한 때로 기억되는 걸 보면
아마도 6-7월 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을 붙이다 큰엄마가 화단에서 무언가를 뜯어와 고명 얹듯이 얹어 부침개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 잎이 자색으로 곱고 향도 좋아서 맛과함께 큰 엄마가 그것을 물에 씻어 올리는 것까지.
부침개를 접할때면 자주 생각나는 장면이다.
그 꽃잎이 아마도 맨드라미 자색 잎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 뭔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만나면 언젠가는 물어보아야지' 부침개를 접할 때면 가끔 드는 생각이다... .
맛과 분위기까지. 그때 큰엄마가 지금 내 나이보다 더 젊었을터인데도 기억에 남아 있는걸 보면,
음식은 배고픔을 채우는 것이긴 하지만, 정서적인 충족감이나 행복감까지도 채우는 것 같다.음식으로 그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는 걸 보면..
노환으로 시골에 혼자 계시는 줄은 알면서도 안부전화 한지가 감감하다.
부침개로 생각나 시골집으로 전화를 했는데 출타중이신지 받지를 않는다.
정말 큰엄마였던 큰엄마, 이런 맛난 음식 만들어 비오는날 옛날 이야기하며 함께 먹을 날이 있을지.
언제 한번 찾아가 봐야 겠다... 맛난 음식이라도 준비해 간다면 얼마나 반가워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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