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무을면 상송리에는 천년고찰 수다사가 있다.
신라불교 초전지인 도리사와 함께 구미 선산지역의 고찰이다.
수다사는 통일신라시대 때 경남 하동 쌍계사를 중창한 혜소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지금은 퇴락한 옛마을처럼, 건물보다 흔적(옛 터)이 더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면 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으면서 ㅎㅎ 맛난 절밥(비빔밥)이 생각나서 찾는 곳이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이 고즈녁하게 만추의 풍경을 더해주고,
이맘때는 불두화가 만발한 곳인지라 년중 두번은 꼭 찾는다..
소박한 대웅전 앞으로 극락교가 있고 그곳을 건너가면 그 옛가람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있는데 예전에 얼마나 큰 절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임진왜란 때는 의승군이 결집 호국법회를 열기도 했으며 승려가 많을 때는 천명이 넘기도 했단다.
지금은 대웅전과 명부전 산신각 삼성각 등 요사채같은 건물만 몇 동 남아있다.퇴색한 단청은 고전미만 더해가고 있다.
요 극락교 밑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
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를 그대로 두고 대웅전을 앉혀서 마당이 좁지만 배산 임수를 살린 셈이다.
수다사 전체 도량은 어느쪽에서 봐도 자연의 품속에 안긴 듯한 안온한 느낌을 준다.
도량이 훤하다거나 넓직하다기 보담, 군데 군데 건물만 앉히면 옹기 종기 모여 있는
우리네 촌락같은 느낌이 들것 같은, 풍수를 잘 몰라도 참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툇마루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쩍쩍 갈라진 틈새로 마루 밑이 훤히 보이는 곳도 있었지만 그것대로 정겨웠다.
초파일이면 이 비빔밥을 반드시 먹어야 할 것 같은,, 관성...
자리가 없어서 공양간을 나와서 요사채 툇마루에 걸터 앉아서 먹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욕심을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이 공양을 받습니다.
불가에서 공양(식사) 하기전에 외는 계송이다..
갓 스무살 넘었던 시절, 절에서 공양을 하거나 법회후에 불자들과 함게 식사할때면
읊었었는데, 아직도 잊히지 않고 줄줄나오는걸 보니 .. 놀랍다.
젊은 시절에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수다사는 오래전 이곳에 사는 스님이 구전으로 전해내려오던 가락과 꿈속에서
접한 가락으로 풍물을 만든 곳이라고 한다.
<무을풍물>의 유래가 된 곳이 절이라는 특이성을 가진 곳이다.
유래비 주변에 돌로 조각한 사물 악기들이 놓여져 있었다.
남편이 꺽어다준 민들레다.
"제대로 보고 그려봐"라며,
소년이 소녀에게 건네듯이 쑥쓰럽게 건넨 꽃은 아니지만,
민들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서, 이쁜 것 주고 싶은 마음에서 인것도 같다.ㅎㅎ
고맙기도 하여라. 그마음
.
절터 윗쪽에서도량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다. 水多라는 이름에 걸맞게
절 입구에도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지만,
이렇게 경내로도 원래의 물길을 그대로 살려낸 지혜가 놀랍다.
주변 산세를 봐도 그렇고.. 웅장함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느낌이 드는 곳으로
시선가는 곳마다 편안함이 묻어나는 곳이다.
세월의 더케가 앉은것 같은 단청과 자연 지형의 물길까지 흉내도 쉽지 않은 모습이라니..
점심 식사후 대웅전 앞마당 행사장무대를 노송아래서 관람하는 불자들 모습이다..
<천개예술단>원들의 무용, 노래, 사물놀이등, 여러 문화행사가 대웅전앞 간이 무대에서 있었다.
저 아래쪽으로 보이는 다리가 극락교이다.
좌측 마당이 대웅전 마당이다.
수다사 정원에는 불두화가 많다. 수국과 비슷하지만 흰색이고 꽃송이가 작다..
핑크나 보라를 띄고 꽃잎이 큰것은 수국이라고 보면 되겠다.
스님들의 파르라니 깍은 머리 모양을 닮아서 불두화라고하며
사찰에 정원수로 많이 심는 나무다. 정진을 독려하는 꽃이 아닌가 싶다.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시니 축하합니다.
술집에서 웃음을 파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들 생일이니 축하합니다.
성철스님 살아계실적 <부처님 오신날> 법어 法語로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평등하고 존중받는 사회,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한 줄 알면 절로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변함없는 진리다.. 만물의 소중함이 곧 나와 같고, 각각의 부처라는 것은.
물이 많은 수다사.
이 감로수로 갈증을 달래고 지혜와 광명(혜안)을 얻으라는 뜻일까.. .
적을 두고 다니는 곳은 아니지만 갈 때마다 유구한 세월까지 더해 고향집처럼 편안함이 느껴지는곳이다.
구미에서 나들이하기에는 좋은 거리다, (3-40분 거리)
먼 곳에서 놀러와도 당근 좋은 곳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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