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고유의 무형문화재
모내기 철이다. 농번기지만 예전처럼 품앗이 하며 모내기 하던 시절은 지났고, 기계가 이른 봄 부터 가을 수확까지 농사일을 대신하는 농경문화도 첨단을 달리고 있다. 한 마을에 한 두 사람이면 벼농사를 다 지을 만큼 농촌의 인구감소도 소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는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쌀의 수요도 줄었고, 벼농사는 사양산업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우리 부모님세대 젊은 시절만 해도, 논 밭에서 나는 소출이 수입의 전부였던 시절을 살았다. 농자천하지 대본으로 살아가던 농심이 대다수 우리네 조상님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일제가 침범하기 전까지 농업인구가 80프로가 넘는 우리나라는 농업국가였다. 그 만큼 조상님들의 농요도 다양하며 지역마다 특색있다.
구미에는 농요 발갱이 들소리(경상북도 무형 문화재 27호)가 있다. 모내기 철을 맞아 지산들(발갱이들)에서 시연행사가 지난 금요일(6월 5일)에 있었다. 이 날 행사에는 구미지역 국회의원(김성조)을 비롯하여 남유진(구미시장 당선자), 김교승(문화원장)을 비롯 시민들과 동민들이 참석 했으며, 특히 안동 mbc에서 시종일관 시연 장면을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방송도 하고 영상물로 남겨두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구미 새로넷에서도 촬영을 해 둔다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오래전 조상님들의 복식까지 그대로 재현한 공연을 보면서 농요의 흥겨움에도 취해보는 시간이었다. 이날 공연장에는 경남 고성농요팀과, 홍성결성농요팀, 순창의 금과들 농요팀까지 초청한 자리라서 다른 지역의 농요도 접할 수 있는 자리였다.
농요(13마당) 중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보리타작과 모내기 였다. 보유자인 백남진 옹(87세)이 선소리를 매기면 일꾼들이 받아서 후렴구처럼 흥을 돋구며 일 하는데. 노래를 하는지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일꾼들이 신명 나 보였다. 흥겨운 가락 덕분에 고단함은 잊은 듯 했고, 받고 매기는 동안은 게으름은 부릴수가 없도록 하는 묘한 마력!같은 에너지가 농요에 있는 것 같았다. 1시간 남짓한 시연 동안 혼연일체로 박자를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 신명아니면 쉬이 지칠일에 조상님들의 슬기까지 엿볼수 있었다.
논 갈고, 모 찌고, 모내기에 논매기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일 끝내고 일 잘하는 상머슴을 걸채에 태워서 흥겹게 부르는 소리까지 옛 어른들의 모습을 재현해낸듯해서 더욱 흥겨운 자리였다. 들소리 보유자인 백남진 옹이 17살에 지산들에서 농사일 하면서 배운 소리를 여러분야의 관심과 노력으로 자랑스런 무형문화재로 거듭 남 셈이다. 이제는 공연물로 제대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시연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무대로 올려진 농사일! 그렇게 라도 잊혀져 가는 우리문화를 재현해 내고 이날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전수회 회원 30여명들의 노고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어야 하는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용노선에서 벗어난 것 같은 우리 문화인것 같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첨단을 달릴수록 우리것은 정신이므로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발갱이 들소리는 구미시민들에게 우리지역 문화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글 사진 이미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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