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호미곶 나들이

구름뜰 2010. 7. 14. 10:09

 

 

제는  대구, 포항을 경유, 구룡포, 감포, 경주 불국사 석굴암을 돌아서 다시

대구  구미로 돌아오는 당일코스 알찬 여행을 다녀왔다. 

멀리 포스코(포항제철)굴뚝 연기가 뭉글뭉글  바람따라 승천하는 배경이 독특한 도시.

포항은 어디서 찍어도 뒷 배경이 이런 모습인 경우가 많은 포항만의 풍경이다.

 

아래사진은 구룡포항 풍경이다.

 

 

휴가기간이다.

아이들이 크면서 달라진 것은 둘이서 가는 여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언젠가 이왕 빈자리 부모님과 함께 떠나면 어떨까하는 기특한 생각을 남편이 해 냈고,

그때부터  넷이 함께인 것이 나이들면서 달라진 우리의 여행 모습이다.

 

전날 미리 전화를 드렸더니 준비완료하고 기다리시는 부모님,

아침마다 만나 운동하는 친구들에게

 "내일 우리가 운동 나오지 않으면 1박 하고 오는 줄 알라."고 자랑을 해 놓고 오신 아버지!ㅎㅎ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그렇게 우회적으로 자식자랑까지 담아하시는 부모님,,

여행의 들뜬 분위기는 언제나  부모님 모습에서 먼저 느낀다.

 

 

처음 나들이에 동참하자고 했을때, 가지 않으려는 아버지를 엄마가 설득해서 함께 했는데

그 여행 맛을 제대로 아시는 아버지, 몇 년 사이에 많이 변하셨다.

어제는 노인이 되면 지켜야할 12가지.. 수칙을 말씀하셨는데 ㅎㅎ

그 센스가 얼마나 돋보이던지.. ㅎㅎ

 

차안에선 무료할세라. 초등학교 때 외운것을 잊지 않았노라며 백제 낙화암 삼천궁녀에 얽힌 詩를

작가는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완벽하게 읊어 주셨다. 아버지 말에 의하면 2절까지.. ㅎㅎ

해안이 배경이라 그랬는지 섬집아기, 클레멘타인, 바다가 육지라면 이별은 없었을 것이라는

노래까지 흥얼 흥얼 혼자인 듯 들으란 듯 노래 선물까지 해 주셨다.

 

 

 

운전자를 위한 립서비스 차원에서 떠날때부터 도착할때까지 쭈욱 재밌는 이야기를 해 주시는 엄마,

엄마 말에 맞장구라면 이 세상 누구보다 천생연분인 아버지,

두분을 태우고 여행을 떠났으니 그 흥겨움이 우리 둘만 떠날때보다 더 하면 더했지

모자라지는 않았다.ㅎㅎ

 

 

전망좋은 횟집에서 점심을 했는데 화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다.

덕분에 느긋하신 식당아주머니께서 알려준 광어와 도다리의 구별법.

사진 왼쪽의 눈이 왼쪽으로 몰린 것이 광어라고 한다. 광어는 양식이 많다고,

오른쪽 사진은 자연산 도다리 인데 눈이 오른쪽을 몰려 있다. 대체로 자연산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자연산 도다리가 광어보다 훨씬 맛이 좋고 비싼편이니. 잘 알고 사먹으라고 알려 주셨다.

 

외우는 방법은 눈이 왼쪽(2글자)에 있는 것은 두글자로 '광어'

눈이 오른쪽(3글자)있는 것은 세글자 '도다리' 로 외우라고 하셨다. ㅎㅎ

아주머니 덕분에 광어  도다리는 평생 헷갈리지 않고 알아볼수 있게 되었다.ㅎㅎ

 

 

 

 

  

호랑이 꽁지 호미곶

역시 제일 장관은 일출일 듯 했다.

광장의 노천 무대에 있는 사진을 담아왔다.

 

 

국내 최대 크기 가마솥, 2만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의 가마솥!

계단을 올라서 밥을 퍼야하는 구조 였는데..  굴뚝이며 아궁이까지 규모가 엄청났다.

년초에 떡국 끓여서 해맞이 온 사람들에게 떠주는 모습이다.

엄마왈 "다 퍼져서 제대로 먹었을 래나.."

 

 

 

 

이 기념관 꼭대기 층은 호미곶광장 전망대였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바다속에 오른손 형상 하나 뿐인줄 알았는데

왼손은 육지에 오른손은 바다에서 서로 조우하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바다쪽 손가락에만 갈매기들이 쉼터로 이용하고 있었다.

 

 

새해 일출 보러온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

역시 광장에 걸린 사진이 있어서 담아왔다.

 

 

석굴암가는길..

 

 

 

 

불국사로 내려가는 길..

 

 

감포에서부터 내리던 비는 경주를 지나 건천,영천,경산쯤에 들러서야 그쳤다.

비때문에 주마간산격으로 훌턴 곳도 있지만, 차안에서 나눈 담소와 흥겨운 기운이 

여운으로 남았는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쿡쿡 웃음이 나고 그 즐거움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쿵!하면 짝!하고 호흡이 잘 맞는 부모님.

건강하시고 식성이 좋아 무엇이든 잘 드시고, 긍정적인 편이다.

"치아 좋고 입 맛이 좋으니 얼마나 좋은 때냐?"

"맛있는 걸 맛있게 먹으니 말이다!"

칠순을 넘기셨지만 여전히 건강하시고, 기꺼이 즐길 줄 알고,

뵐 때마다 노래방엘 모시고 가야하나 싶을 만큼 여행길에선 우리보다 배는 재밌어 하는 부모님.

께 하는 여행길은 언제나 즐겁다.

 

아들녀석들 데리고 다닐때는 느낄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이 있다.

부모이기도 하고 자식이기도 한 우리 살아가는 과정..,

내리사랑이라고 하지만, 어쩌다 한번 병아리 눈물만큼이라도 치사랑하면,

얼마나 좋아하시는 지.. 부모가 되고 자식으로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내리사랑도 보다 치사랑을 자주 경험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