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거제도 나들이 - 탑포 레저 피싱

구름뜰 2010. 7. 19. 12:53

 

 

휴가는 어디로 떠날까 어떻게 놀까 어울려 의논할 때가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장 들뜨게 되는 때인 것 같다. 

특히나 마음 맞는 일행들과의 여행길이라면 그 흥겨움은 배가 된다.

 

거제도가 고향인 이웃사촌과  형님 동생하며  친하게 지내는 가족이 있어서 올해는 3가족 12명이

2박 3일로 인적이 드문 거제시 탑포리를 휴양지로 택했다. 

섬마을의 향취가 그대로 있고 외부인의 발길은 많지 않은 조용한 마을이었다.  

마을에 젊은 축에 드는 몇명이서 관광객들을 위한 <탑포 레저 피싱>이라는 상호를 붙인 로그램이 있어서

현지주민의 도움으로 2박 3일간의 휴가를  즐긴 셈이다. 

 

 

첫날 도착해서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배를 타고 선상콘도로 향했다. 선상에서 1박 민박으로 1박코스다. 

탑포마을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25평 남짓의 해상 콘도가 있는데 우리가 하룻동안 묵은 곳이다. 

미리 예약 해두고 연락 드리면 필요한 것들은 횟집주인아저씨께서 갖추어 주신다.

수박이나 삼겹살등은 실비로 제공해 주시고  번거로운 일들도  기꺼이 대행해 주셨다.

횟집이라서 회만 시키면 대부분 선상까지 기꺼이 배달해주시고 나머지는 대체로 서비스로 해 주신다.

 

첫날 금요일은 비가 제법 내렸지만 거제도에서는 약간만 내렸고 오후쯤에는 잦아 들어서 놀기도 좋았다. 이튿날도 전국적으로 비였다고 하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 흐린 날이어서

갯벌처험까지 자외선 걱정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묵은 콘도는  올해 새로 만든 곳이라 깨끗했다. 

해변과 백 여 미터 남짓 될까.

풍랑에 따라서 움직이는 편이라  멀미가 심한 사람은 아무래도 힘들수도 있다.

첫 날은 일행 중 한 분만 조금 고생 했고 나머지는 팔팔하게  잘 놀았다.ㅎㅎ

일반콘도처럼 배 안이지만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 쌀가지고 가서 밥 해 먹으면 된다.

횟집 아저씨께서 그냥 오라고 해서 그냥 간 죄로 식량없는 우리에게  공으로 쌀도 주셨다.

 

 

 

우리 옆 동 해상콘도 풍경이다.

안전장치를 해 두었고, 수도는 계곡물에서 끌어 당겨서 청정수를 쓸 수 있다.

화장실도 약품처리가 되어서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해상콘도를 만드는데는 시설비등 약  1억정도 든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한 것은

하루에 30만원 정도라고 하는데 성수기전이라 저렴하게 해 주셨다.

방은 통 구조로 되어있고 보일러도 들어오고 TV, 에어컨, 정수기,냉장고와 세면대 샤워실까지 있다.

 

 

어른 여섯에 아이 여섯이었는데 애들은 낚시에 푹 빠졌다.

 

 

'오도리'라고 하는 이것은 처음보는 새우인데 이쪽 지방에만 있는 귀한 것이라고 했다.

한마리에 4천원씩 주고 샀는데 껍질이 단단했다. 일반새우보다 생으로 먹는 것이라고... .

 

 

 

베어물 때  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손떨림이 더 기억에 남는다.... .

결국 나머지는 숯불에 구워  먹었다..

 

 

 

바다위에서 이런 호사를 누렸다.

아이들과 함께여서 더욱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월이 한참 지나도 이런 시간은 기억에 남을 듯 하다.

 

 

줄낚시를 했는데 애들이  흥미있어 했고, 저들끼리 알아서 잘 놀았다.

바다쪽 지렁이와 새우 미끼를 사용했다.

지렁이도 육지쪽 지렁이와 바다쪽에 사는 지렁이는 조금 달랐다.

등이 조금 두꺼워 보인달까.. 

 

 

 

큰아이도 작은 아이도 바다낚시를  하고 싶어햇는데 녀석들  덕분에도 이곳을 택하게 되었다.

제대로 손맛을 볼래나 했는데 큰 아이는 제대로 손맛을 봤고,

작은아이에손엔  잡히지 않았다.

 

새벽 2시쯤에 저는 잡으러 나간게 아니고 그냥 해풍을 맞으러 나갔다고 하지만,

혼자서 앉아 있는 것을 본  일행들의 다양한 억척, 고독을 씹었대나, 누구랑 이야기를 했다나,

어쨌거나 녀석 고기는 한마리도 못 잡았다. ㅎㅎ

 

 

 

 

 

탄성만 지르면 달려가보지만, 미끼만 날리고 마는 경우도 여러번, 그래도  강태공이 많아서 수확량도 제법!

 

 

이곳 저곳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오고, 자연산 도다리다. 

 

 

 

올라오는 데로 바로바로 손질하여 먹는 맛!

역시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제대로 된 회맛을  즐길수 있었다.

아이들은 밤 잠까지 설쳐가며 줄낚시를 확인해 보러 가기도.... 

 

  

남편이  이튿날 아침에 잡은 감성돔이다.

줄낚시를 콘도주변을  돌아가면서 매달아 놓고 잤으므로 언제쯤 잡힌 건지는 모르지만

제일 먼저 일어나서 잡아 올린 고기다.

이곳은 구월쯤에서 추운 겨울 까지 감성돔이 제철이라고 한다.

해상콘도도 하절기 때보다 그 때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완이는 고1 인데 처음에는 조심 하더니 한마리도 잡지 못하자 오기가 생겼는지

이튿날 아침부터는 지렁이를 나물 주물러듯 ㅋㅋ 주물럭 주물럭! 잘도 만졌다.  ㅎㅎ

이렇게 빨리 친숙해지는 환경, 대체로 다른 아이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알아서들 잘했다. 환경의 힘,

 

 

 

 

오빠 수박먹는 것 보고 나도 그렇게 잘라 달라고 하던 요 이쁜이는 중2 다.

아이들 여섯중에 유일한 홍일점이다.

 

 

 

일박하고 다음날  10시쯤 콘도에서 나와 횟집 2층에서 민박을 했다.

멀미를 조금 했던 주완엄마 육지에 도착하니 갑자기 팔팔,,

어제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더니 먹게 싶은게 갑자기 많아졌다는 솔직한 고백,ㅎㅎ

오전에는 푹 쉬고 오후에는 물 빠진 때를 기다려서 갯벌 체험시간을 가졌다.

 

 

 

 

마을앞에 거북이 등짝같은 섬이 하나 있었는데  물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몇  년 전 제주의 일몰을 보고 반한 적이 있는데

그곳 느낌과는 다르지만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하늘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남자들은  해거름에 통발체험을 나갔다. 

배를 타고 나가  통발을 던져놓고 두 세시간후에 어부처럼 그물을 거두러 가는 것인데.

목적은 장어다. 호기심 많은 큰아이와 주영이가 따라나섰다.

 

 

 

통발을 던져두고 숙소에서 잡아온 조개들도 까먹고, 삼겹살 파티도 벌였다.

아이들은 역시나 회보다도 고기를 더 좋아했다.

 

숙소가 2층인데 옥상인 마당이 워낙 넓어서 이곳에서 놀기에 좋았다.

야외테이블이 두곳이나 설치되어 있어서 무엇을 하기에도 좋은 공간이었다.

 

 

밤배타고 나가서 거두어온  수확물이다.

만선한 정도로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온 아이들 덕분에 모두들 배로 마중을 나갔다.

 

아저씨께서 이렇게 큰 붕장어는 처음이라며  손질해 주셨고,

아주머니께서 맛있게 요리까지 해 주셨다.

나머지 어린 것들은 다음날 아침 국을 끓여 주시는 등 모든 것을 서비스로 해 주셨다.

 

 

큰아이가 끌어올린 통발 하나에  붕장어 2리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남편이 올리다가 안 올라와서 손 좀 바꿔보자고 하여  큰아이에게 넘겨주었는데

넘겨 받자마다 두번째 그물에 바로 올라온 것이라고 한다.

 

언젠가 낚시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강태공이 제일 환장할 경우가 이런 경우라고 했다..

진종일 호기심으로 손맛을 기다리는 이에게는 손맛 한 번 안주던 것이

지나던 행인이 호기심이 발동하여 지나가는 말로 한 번 잡아보자고 할 때,

그래서 그 낚싯대를 넘겼을때 그 때 고기를 잡을 활률이 가장 높은게 낚시라고.. 

이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확율이지만,

그러니까 솜씨라기보다 요행수같은 이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게 낚시라고,

낚시에 일가견이 있는 통계학자인가 누군가가 낸 상당히 신뢰성 있는 책이어서 기억에 남는다.ㅎㅎ

 물속 사정은 알 수 없는 것인지라  이것이라는 정답도 없는 것일게다...

 

 

이 자연산 해삼도 옆집 아저씨께서 당신 배에 잡아놓으신 것을 서비스로 맛 보라며 주셨다.

술 한잔 하시고 가라고 해도 기어코 해삼만 주고  가셨다.

맘껏 놀다가 좋은 추억만들고 가라는 마음들이 그대로 전해져서 더욱 좋았다. 

 

 

소주 한 잔 나누는 것으로 고향친구 만난 듯 좋아하는 주인아저씨,

둘쨋날 밤의 여흥은 장어 두마리로 정점에 달했다고나 할까.

 

아빠 어깨에 올라탄 요 녀석은 네살박이 엽이라고 했는데 엄마보다 아빠를 더 따랐다..

장어먹고 가진 늦둥이라고 했는데 아빠 축소판이었다.

우리 일행 보고 장어도 먹었고 오늘밤이 딱 좋다고,

늦둥이를 가져봄이 어떨지라고 해서 한바탕 왁자한 웃음소리가 났다.

 

 

 

 

3일째 되는 날 아침,  숙소 옥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다.

2층 마당이 넓어서  바다를 조망하기  좋은 집이다.

지난 밤 오랫만에 북극성과 북두칠성까지 이 곳 베란다에서 즐감했다.

 

 

거제도가 고향인 지인도 이곳은 인터넷으로 찾았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고향 친구같은 공감과 소통이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처음 우리가 도착했을 때  푸근한 미소로  맞아 주시던 탑포 횟집 가족과

이틀 지나고 사흘만에 떠나 오면서 정이 들었는지 이런 기념사진이 추억으로 남았다.. 

 

 

일년에 한 번 아니면 다시 못만날 수 있는 인연인데도 성의껏 마음껏 놀다가라고 편하게 대해 주어서

우리 일행 모두가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음도 정도 주는 만큼 느껴지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여름이면 가고 싶고 가지 못하더라도 휴가철이면 생각날 것 같은 마을이다. 

 

너무 일찍 휴가를 다녀와서 남은 더위를 어찌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다녀왔으니 잘 지낼수 있지 않을까. .

여행의 별미는 역시 먹을거리 인 것 같다. 먹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여행이야말로 오감만족이 아닐까. 

단지 다녀온 후 걱정이라면 족히 2-3킬로는 불어난 것 같은 몸무게인데 

체중계가 눈에 들어오지만 나는 엇저녁부터 외면하며 버티고 있는 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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