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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국제연극제의 요람 - 수승대 나들이

구름뜰 2010. 7. 26. 17:56

거창국제 연극제가 올해로 22회째를 맞는다고 한다.

처음 연극제 소식을 들었을 때 수승대가 여름피서지로 워낙 좋은 곳이라 기막힌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혜의 자연환경인데다 하계휴양기간이면 계곡을 찾는 인파들이 년중 최고조에 이를 때라 

그  계곡에서 열리는 <국제 연극제>라니 역시 앞선 교육도시 답다는 생각까지.

고향쪽 소식이라 더 반가웠었다. 

 

 

지인들과 어울려 거창 국제연극제의 요람인 수승대 윗 마을 북상면에서 1박 2일로 하고 왔다.

대구에서 오고 구미에서 오게 되어  집결지를 거창군청 앞으로 했었다.

군청 앞 로타리, 이 탑을 얼마만에 보는지.

 

구미에서는 김천에서 3번 국도를 타고 거창쪽으로 가다보면 외가와 고향마을을 지나게 된다.

짐승도 죽을 때는 머리를 고향쪽으로 둔다고 했던가 고향가는 길이어서

번 국도를 달리는 길은 언제나 수학여행 길처럼 설레는 마음인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무래도 일편단심 민들레라면 고향을 그리는 마음 같은 것이 아닐까. 

 

 

고향 친구들은 다 거창에 있는 고교를 다닐때 나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때 이사를 나왔던 터라 그러니까 거창 물은 제대로 먹어 본 일이 없지만

고향엘 갈려면 관문인데다 읍소재지여서 거창 사람만 만나도 반가운것은 말해 무엇하리.. 

 

 

그래선지 정작 그곳에 살때는 몰랐던 고제면이나 마리면, 북상면, 가조면, 위천면 등 

그곳이 고향인 지인들을 알게 되면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사돈의 팔촌 찾듯이 불어보면 더러 친구의 오빠이거나, 사촌 언니 오빠들의 

동기였다는 얘기도 듣게되고 그럴때면 객지에서  듣는 반가운 고향소식 같았다.

 

 

이 곳이 위천 수승대이다. 거창 국제 연극제의 요람이요 산실인 셈이다.

좌측으로 주차장과 무대 공연장이 쭈욱 연결되어 있다. 야영장도 물론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구  친구들을 데리고  내 고향쪽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노라며 놀러 오기도 했었다,

친구가 요 바위에서 미끄러져 소에 빠지는 바람에 죽을 뻔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퇴계 이황께서 이곳에 머물렀다 가시면서  수병대 이던 것을

수승대로 칭하도록 했다는 기록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아래쪽으로 2-3백 미터 남짓 (저 아래 주황색 다리가 보이는 쪽),

위쪽으로 백여미터 남짓은 물이 얕아 물놀이 하기에 좋다.

이곳 소는 수심이 깊어서 수영금지 구역이다.

 

진초록빛이 예나 지금이나 그 위용을 자랑하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수승대 위쪽 풍경과 아래쪽 풍경.

 

 

이곳  물건너 왼쪽으로 야외에 상설로 연극무대가 두어 곳 준비되어 있고,

천막이랑 무대장치가 설치되고 있는 곳도 있었다.

다음주부터 시작이니 아마도 다음주 쯤이면 이곳의 텐트와 인파는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미리 다녀온 거창 국제 연극제 현장, 고향쪽이어서 더 반가운 곳.

여름이면 언제나 생각나는 계곡.

 

 

이곳은 수승대 상류로 20여분쯤 올라가면 있는 월선계곡이다. 

수승대 위쪽으로 올라가면 계곡이 서너개 갈라지는데 가장 큰 물줄기다.

 

 

 

세가족 여섯명이서 여장을 푼 곳이다.

일행중 지인의 부모님 두 분만 살고계신 북상면의 고향집이다.

외동아들인 지인이  집을 지어드린 지가 3~4년쯤 되었는데

집 지으면 한 번 가자고 하던 것이 ㅎㅎ이번에 가게 된 것이다.

 

 

집 옆으로 옛 돌담들이 더러 남아 있었다.

마을이 수승대에서 5분정도 올라간 상류쪽이이었는데

물이 맑고 수량도 풍부한데다 마을 옆으로 흐르고 있었다.

옛날 시골집에서 도랑 나가듯 도보로 5분 거리여서 남비 들고 먹거리 준비해서 우리끼리만 놀았다.

 

 

 

 

투망을 던져서 일 급수에 사는 물고기를 몇 마리 잡아 매운탕을 끓였다.

라면 한 봉지를 첨가 잡탕으로 끓였는데 꿀맛이었다.

다음날 횟집에서 송어회와 매운탕을 먹었는데  맛이 전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고기잡이 해서  끓여 먹는 맛이 매운탕 중의 매운탕이란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ㅎㅎ

매운탕 맛은 역시 직접 잡은 고기로 그 자리에서 끓여야 제맛인 것 같다..  

 

 

 

다슬기도 줍고 계곡에서 목욕도 하고..

오붓하게 여섯이서 어릴때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슬기는 다음날 아침에 어르신께서 다슬기 국을 끓여 주셨다.

 

 

 

 

그렇게 오지는 아니었는데 계곡 옆으로 돌담둑을 쌓아 만들어 놓은 논이다.

이런 건 처음보는것 같다.

다랭이논 같은 경우 이렇게 만드는 지는 모르겠는데 논에 돌담이라  정겹다.

 

 

잠자리 찍느라고 다슬기 줍다 말고 따뜻해진  편편바위에 드러누워 기다렸는데

멀리서 먹구름이 가득 밀려왔다.

이 사진 찍고 3분 정도 지났을까..  소나기가 퍼부었다 .

산에 사는 먹구름은 어찌 그리도 빨리 내려오는지 여섯명 다  홀딱  젖었다....ㅎㅎ

 

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또 얼마만인지..

꼭 어릴적 냇가에서 수영하다 소나기 만난 때 같았다.

사진 못  찍은 것이 여한으로 남을 정도다. ㅎㅎ

 

어르신이 우산을 잔뜩 들고 마중 나왔는데 이미 다 젖은 몸이라 괜찮다고 했더니

어르신  권하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시는 모습이 재밌었다.. ㅎㅎ

집에 도착할 때 쯤 소나기가 벌써 잦아들었다. 성질급한 소나기..

소나기는 아무래도 산골 소나기가 제맛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ㅎㅎ

 

 

 

 

다음날 아침 먹고 송계사로 가는 길이다. 집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었는데

입장료도 받지 않았고 관광객들도 없었다.

그  청정지역에 우리 일행 뿐이었다. 

 

 

 

계곡을 들어서는데 에어콘 바람보다 더 상쾌한 자연풍 쾌적한  공기..

코를 벌름거리며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시는 포만감이랄까.

정말 쾌적한 곳이었다.

 

 

 

 

 

 

골이 깊은 탓인가 생전 처음보는 버섯이다.

계란노른자가 공중 부양이라도 하는 듯!

일행중에 꾀꼬리 버섯이라고 식용이라고도 했는데

정확도 100프로는 못된다고 했다.

 

 

 

 

 

 

 

 

 

지인 덕분에 고향 마을 같은 이 곳에서 1박 2일을 잘 지내고 왔다.

다음에도 수승대 들르면 꼭 들르라고 하시는 말씀이 뒷꼭지 정표 달아주듯 마음에 착 감겼다. 

정말 오게 된다면 한 번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가나 반가운 마음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다 좋은 곳이 되지만, 

그래도 더 정겨운건 저 나고 자란 쪽이어서 인지 마냥 좋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