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닌데 주말 내도록 비때문에 갖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제까지 이틀 꼬박 그렇게 움츠리고 있으려니 몸이 근질근질..
비가 잠깐 그친 틈을 타 남편과 함께 구미시 해평면(들이 바다처럼 넓어서 붙여진)을 찾았다.
해평연못에는 희귀종인 가시연꽃이 자생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지가 2-3년 되었는데
가본것은 어제가 처음이었다.
개구리 한마리가 연잎위에서 명상!에 들었는지 곁에 가도 물러서지 않았다.
설마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터인데, 제 미끈한 몸매를 찍을 수 있게 느긋이 기다려 주었다. ㅎㅎ
빗속에서 담아온 연못 풍경 올려봅니다. 즐감하세요..
연꽃이 연일 내린 비세례로 흐트러진 모습이 많았다.
꽃봉오리들은 덜했는데 개화한 꽃일수록 심했다.
우아한 자태는 덜했어도 그 빛깔에서 느껴지는 고고함만으로도 아름다웠다.
빨간 고추 잠자리! 맞는지 모르겠다. 이 녀석도 나를 기다린 걸까.
개구리와 같은 맘으로 반기는 것 같은 느낌.
모른체 딴짓하는 것처럼, 등돌리고 앉은 모습이라니. 내가 하는 짓을 알면서도 가만 있어 준 것 같다.. ㅎㅎ
못을 한바퀴 돌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반바퀴도 못 돌고 되돌아왔다. .
궁금했던 가시 연꽃은 구경도 못하고 정자에 들어 연잎에 내리는 빗소리만 실컷 감상했다.
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눈을 감고도 들어 보았는데 소리로도 세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연잎에 내리는 물방울들이 연잎표면을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비 올 때마다 궁그는 물방울에 연잎은 목욕을 하는 셈이다..ㅎㅎ
그 어루만짐이 좋아서 일까..
가만 있지를 못하는 연잎의 못짓이라니..
차면 넘칠세라 쏟아내면서도, 절대로 다 쏟아내진 않는 지혜로움까지
그런 여잎의 몸짓을 한참 구경하고 왔다.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낙수를 찍어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풍만한 젖가슴이 되어 버렸다. ㅎㅎ
야한 생각은 별로 안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ㅎㅎ
'포토 or 여행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 무흘계곡 나들이 (0) | 2010.08.23 |
---|---|
빛을 품은 금오산 등불전 & 깃발전 풍경 (0) | 2010.08.21 |
삼족오 아시아 연극제 마지막 날 풍경 (0) | 2010.08.13 |
대구 수성 못 분수쇼 (0) | 2010.08.05 |
거창 국제연극제의 요람 - 수승대 나들이 (0) | 2010.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