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의 태반은 물놀이로 보냈다.
점심만 먹고 나면 오후 한 나절이 금새 다 지나갔나 싶도록 냇가에서 놀았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어제는 오랫만에 잊은 줄 알았던 수영 솜씨도 뽐내며 제대로 물놀이를 즐겼다.
무흘계곡은 김천시쪽의 수도암 계곡과 청암사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성주까지 이어져서
성주계곡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기암괴석과 풍부한 수량으로 여름철이면
피서인파로 30번 국도가 장관이다.
무흘구곡이라고도 하는데 9개의 뛰어난 곡谷이 있어서라고 한다.
성주군에 1-5곡이 있고, 김천시쪽에 6-9곡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찾은 곳은 제 6곡 옥류동 (증산면사무소 앞) 옆 다리를 건너(숯가마 가는길)
5분 정도만 가면 또 다리가 나온다. 그 밑에 이렇게 멋진 소가 있다.사진 우측에는 수심이 2 미터 남짓 되는 곳으로 물놀이 하기에 좋은 곳이다.
지난주까지 내린 비로 다른 해 보다 수량이 더 풍부했다.
옛날에 조금 놀았다는 제부! 소먹이러 갔다가 오후 내도록 물놀이만 했다는,,
옛 실력을 맘껏 발휘, 물찬 제비 같다.
고모부 다이빙 실력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조카!
다이빙 대에 올라서긴 했는데 머리가 아니라 엉덩짝부터 입수하는
다이빙을 시도해보기도 ..
외사촌형부가 어찌나 물대포를 잘 쏘는지 계속 우리 식구들이 당했다!
보다 못한 조카 미홍이가 사정없이 덤벼 들었다.
이런 전우애가 느껴지는 녀석의 포스라니
올 삼월에 중학생이 된 녀석인데 제 삼촌이 초등학교때까지 하던 요량으로
안아주곤 했는데 어느날, "이러지 마세요."라고 해서 깜짝 놀라
지금은 누구나 조심하면서 대하는 조카다..ㅎㅎ
이 사진은 제 아비가 찍은 것 같은데 어찌나 잘 찍혔는지 물방울들의 박진감이 예술이다! ㅎㅎ
자리를 다리밑으로 옮겨서 제대로 대결구도로 진입.
물대포 잘 쏘는 외사촌오빠, 형부 2명과 우리 식두 동생이랑 조카등 7명.
2:7이니 당연 우리가 이길것이라 생각하고....
카운트다운 전이다.. ㅎㅎ
우리가 졌다. ㅎㅎ 이게임으로 형부에게 하마라는 별명을 붙였다.
외가는 손이 귀한 집이다. 외삼촌은 5대 독자이신데
외할아버지께서 천만다행으로 외할머니 뱃속에 남겨두고 가신 유복자다.
그래선지 이모, 엄마, 외삼촌은 큰 집 작은 집이 없다 당연
사촌이나 삼촌이 없는 환경에서 살아오신 셈이라 결속력도 남다르다.
우리가 어릴때부너 세 형제가 외할머니를 모시고 자주 모임을 가지셨고
여름이면 계곡나들이를 다니셨는데 그 어른들 모임에 10 여 년 전부터
우리들도 합세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여름 나들이는 빠트릴 수 없는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다.
주로 부항면이나 수도암 계곡쪽으로 오다보니 어제도 일군이 도착, 자리만 잡고나면
나머지는 알아서들 찾아든다. 어제도 모이고 보니 23명이나 되는 대식구가 되었다.
그러고보니 작년에도 23명 이었다.
대구에서 6시에 출발 제일먼저 도착 좋은 곳(다리밑)에 자리를 잡은 부모님 덕분에
찌는 듯한 더위에도 오싹한 계곡나들이를 즐긴 셈이다.
사진찍기를 좋아하시는 친정아버지! 포즈가 조금 야한게 아닌지 모르겠다 ㅎㅎ
사위 둘과 남의 사위(외사촌형부)까지 불러 놓고 이두박근 삼두박근을 내보이며
너들 못지 않느냐며 은근 몸매 자랑도 하셨다.
올해 일흔한살이신데 일곱살 아이처럼 몰놀이를 즐기셨다.
제일 먼저 풍덩하고는 그 다음으로 엄마 이모부순으로 물귀신 작전으로 끌어 들이셨다.
어린아이들처럼 노는 부모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란..
물장구치고 놀다보니 깔아놓은 멍석덕분인지 금새 세월을 거스른것 같았다.
엄습해 오는 냉기 때문에 몸은 마음처럼 그렇게 금방 거스를 수 없음을 심감했으니.. ㅎㅎ
그래도 아름다운 시절은 옛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즐기는 시간도 추억만큼 달콤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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