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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품은 금오산 - 바람이 그린 그림

구름뜰 2010. 8. 20. 13:07

 

 

빛을 품은 금오산 - 등불전과 깃발전이 금오지 올레길 초입인 팔각정에서 8월 19일 8시 30분  권미강(홍보담당관실)씨의 사회로 오프닝 행사가 있었다. 이번 행사는 19일 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이어진다. '물고기에 불을 밝혀라'라는 주제로 박정희 고려대 전임강사의 점등을 위한 춤이 있었고, 점등과 함께 금오지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불빛으로 수면은 물론 수면속까지 채우는 시간이었다.

 

등불전과 깃발전은 (사)한국미술협회 구미지부 주관으로 작년에 각각 금오산잔디광장과 구미문화 예술회관에서 첫 작품전을 가졌었고 올해가 2회째다.  올해는 올레길에서 두 작품전이 함께 열리는 것이다. 이번 작품전에는 구미지부에 등록된 280여명의 작가들이 출품했으며 작품 수는 998점이라고 한다. 이중 등불이 580여점으로 깃발보다 조금 많았는데 작년 작품 수에 비하면 배는 되는 물량이라고 한다.

 

 

깃발전은 작년에는 작품을 실사(촬영)하여 천에다 복사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올해는 광목이나 물명주천에다 직접 그린 작품들이 많다.  천에 스며든 색감과 그림의 이미지가 작년보다도 한결 나아 보인다 평이다. 등불전은 금오지라는 장소에 걸맞게 ‘‘물고기의 꿈’이라는 부제로 물고기 형상을 한 등이 많다.  한지로 만든 등이어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그 은은함이 예전 호롱불빛이 문밖으로 새어나오던 그런 빛 결을 느낄 수 있다.  올레길을 안내하듯 아름다운 빛으로 여름 밤 금오지를 수놓은 등의 행열은 멀리서 봐도 아름답고 가까이서 보면 더욱 은근해서 좋다.

 

 

올레길을 찾는 시민들이 하루에 2 천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접한 적dl 있다. 워낙 주변경관이 빼어난데다 시내와 가까워 형곡동, 송정동, 남통동 시민들로 밤이 되면 더욱 활기를 뛰는 공간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런 콘텐츠 덕분에 올레길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 손색없게 변모해 가고 있는것 같다.지난 7월에 있었던 올레길 음악회도 그랬고 발길이 저절로 모여드는 곳이어서 앞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도 거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행사장에 참석한 김성조 국회의원은 “구미시민 여러분 정말 멋진 밤입니다. '바람이 그린 그림'이라는 주제보다 문화와 예술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산과 바람과 물, 그리고 물고기까지 어우러진 행사장 같아서  좋습니다. 앞으로 구미 문화축제의 무한한 확장을 보는 듯 합니다.”라며 현장분위기 시적인 인사말로 대신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구미지부장(유명희)은 “여건이 된다면 앞으로 구미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고, 주변도시 상주, 점촌, 문경, 김천, 사람들의 발길까지도 모으는 축제이길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에서 왔다는 천영욱(45)씨는 "금오산이 이렇게 달라진 줄은 몰랐습니다. 저수지를 한바퀴 다 돌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며 행사에 대한 감회와 바램을 이야기 했다.

 

 

등불전은 밤이라야 제격이다. 가족과 아니면 연인끼리 무드는 절로 잡히는 올레 길을 데이트 코스로 잡아보면 어떨까. 무엇보다 환상적인 건 올레 길에 걸린 등불이 물속에 잠긴 모습이다. 물에 빠진 달 보듯 금오지 속으로 가라앉은 불빛들이 부제처럼 물고기가 이룬 꿈인 양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주말이 가기 전에 금오지 등불축제를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여름밤 금오지 수면은 거울보다도 투명하다.

글 사진 이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