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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단편 관람을 다녀와서

구름뜰 2010. 9. 26. 15:53

 

 

극단 파피루스의 20회 정기 공연 'B사감과 러브레터 & 감자' 공연을 다녀왔다.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주말, 구미문화 예술회관 소공연장을 찾는 관객들 풍경은 다양했다.

초등학생 같은  3명의 아이들과 함께 동행한 엄마 아빠도 있었고,

나이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온 일행들도 있고, 또 언제 봐도 부러운 연인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한 모습까지. 나도 친구 두 명과 함께한 나들이 였다.

 

 

'감자'가 먼저 공연되었는데 이번 공연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리허설(연습)과 실전의 차이를 제대로

경험 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공연 1주일 전 쯤에 극단 연습장엘 취재차 간 적이 있고

혼자서 관람을 한 상황이어서 미리 본 내용 정도의 기대감으로 관람석에 앉았었다.

 

막이 오르고, 변사의 안내 맨트가 나오면서 '감자'가 진행되었다.

 

1920년 대  일제 암흑기 '가난' 말고는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시절을 살아온 우리 조상님들의

시대적 상황을 표현한 작품이지만, 가난이, 인간의 도덕적 타락이 인간성을 어떻게  마비시키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수작임을 연극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어린 관객들에게 '감자'는 조금 난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원작을 읽어 본사람이나 읽지 않은사람이나 누구든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연출 해 낸 솜씨에 놀라웠다.

 

복녀의 구걸 행위나 감자를 서리하러간 장면에서 관객을 끌어들인 부분,

무엇보다도 무대와 객석의 벽을 허물고 함께 호흡하며 전개해 나간 연출력이 탁월하게 느껴졌다.

감자 서리를 하면서 객석에서 캐내는 감자와 감자명이 들어간 오감자류나 감자깡 같은 스낵류를 함께 캐내는 장면, 갯석에서 찾아내어 어린관객들에게 나눠 주는 장면에서는 어린관객들의 기대감과

리액션이 최고조에 다달았고, 극의 재미까지 더 해진 돋보인 연출이었다.

 

개인적으로 복녀 남편역을 맡았던 김장욱 연출자의 연기도 압권이었다.

게으름의 진수를 보여준 그 내재 된 것 같은! 연기에 무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ㅎㅎ 

 

 

'B 사감과 러브레터'에서는 B사감 역의 뛰어난 연기와 배우들의 리액션까지

학창시절로 금새 돌아가는 감정이입을 해 보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현대물에 맞도록 특별히 삽입시킨 춤은 관객들의 환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춤과 음악이 함께하는 즐거운 콘서트장 분위기까지 가미된 코믹하고 흥겨운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은 친구들과 함게 였지만 가끔 무대 공연물을 혼자서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이면 

집으로 오는 내도록 공연물의 감동에서 쉬이 깨어 나지 못할때가 있다.

그러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깨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혼신을 다해  극중 인물에 몰입한 배우들의 열정을

관객도 그대로 느끼기 때문에 그런 감동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구미 무대에서만 빛나고 있는 이들이

더 넓은 무대에도 설 수 있는 공연기회를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파피루스가 벌써 10년이나 버티어 왔고,! 그 관록만큼 연출력도 향상되고,

아름아름 괸객들의 관심과 사랑도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연기력까지 더해가는 배우들이 있고, 대표의 의욕과 연출력까지

파피루스에서 올리는 작품들을 볼 때마다  퀄러티 높은 공연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공연때마다 확인하게 된다. 

지역 극단으로서의 자생력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고,

앞으로의 활동이  구미 문화의 질적인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