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난 주말 금오산 등불전 부부동반 나들이서 찍은 사진이다.
일행 중 폭탄주를 만들겠다는 이가 있어서 처음 보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카메라가 있어 들이댄 것인데 이렇게 멋진 순간포착이 되었다.
맥주회사 광고 사진으로 써도 손색 없을 만큼 소주잔의 시차를 둔 낙화에 따라
맥주방울의 포화가 그대로 잡힌, 이래서 폭탄주인지.
육안으로는 쉽지 않은 이런 것이 사진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싶다.
소주는 한 잔도 못 마시던 내게,
몇 년 전만 해도 남편은 한 두잔은 마실 줄 아는것이
동석한 사람에 대한 예의라며 은근 강요 술자리에선 나를 숙맥취급 했었다.
오기를 내서 마셔 보려해도 잘 안되었고 언제나 맹숭맹숭 꿔다 논 보릿자루 같았었다.
아이들이 커가고 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말이면 부부모임도 자주 갖고.
또 술 한잔이 분위기 즐기는 방법이란 걸 터득하면서,
최근에는 좋은 자리에는 술 한잔이 기본이라는 생각까지 들정도로 주량이 조금씩 늘었다.
무슨 맛으로 마시나에서 분위기를 즐기게 된 것이다.
최근에 남편과 안주가 좋아서, 비도오고 분위기가 좋아서, 금요일이니 내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어서,
등 등의 이유를 붙여가며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니 세병이나 마신 적이 있다..
내가 반은 마신것 같으니 병반을 마신 셈이다. 그렇게 많이 마신건 처음이었는데. 정신은 멀쩡했고,
내 말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정도 외엔 별다른 느낌도 없었다.
다음날 아침,
어떤 반응이 올까 내심 기대했지만, '속쓰림도 없다'는 내게,
남편은, '술을 잘 받는 체질'이고, 내 주량은 '소주 한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고 보니 그 동안 마시지 못한 건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술자리가 싫지 않은 것은 내게 일어난 큰 변화다.
남편도 친구들에게 '소주한병' 이라며 좀! 마실줄 알게 된 것이
노는 자리 끼워주지 않고 싶었는데 이제 끼워줘도 되겠다는 듯이
은근 자랑스럽게 얘기했고, 지인들도 매우! 반겼다.
나도 내 주량이 싫지는 않으니 어느새 애주가의 반열에 오른건 아닌지 모르겟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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