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맛 없는 여름철, 장아찌 한 종지면 식은 밥 한 그릇도 뚝딱 할 수가 있다.
죽을 먹게되도 잘 어울리는 찬이 장아찌류가 아닌가 싶다.
내 입맛만 그런지도 모른다. ㅎㅎ
마늘쫑이나 양파, 오이 등 제철 채소가 나올 때 장아찌를 담궈두면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밑반찬 되어주는 것이 또한 장아찌의 매력이다
올 봄 부터 부지런히 담궈 냉장고 뒷편에다 넣어둔 장아찌류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가끔은 이렇게 고추장 양념을 해서 먹으면 별미다.
무침은 오래두면 수분이 생기므로 한 두끼 먹을 만큼만 만드는 것이 좋다.
고추장 무침 레시피^^
장아찌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뒤 마른 행주로 물기를 깨끗이 닦아낸다.
고추장 양념은 고추장에 매실청, 물엿, 깨소금, 참기름 약간을 넣는다.
보기만 해도 아삭 씹히는 소리가 느껴지지 않나요?ㅎㅎ
가끔 입 맛 없을 때, 오늘 저 처럼 대체 뭘 먹을까 싶을 때
한 번씩 만들어 먹으면 좋답니다.
이 역시 저만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찬류도 곰삭아야 맛이 나고, 사람도 곰삭아야 깊은 맛이 나는 것 같다.
제 살을 익혀 맛을 낸 장아찌류처럼,
놔두면 썩을 것 같은 제 생 속을 삭히고 삭히고 나서야 사람도 곰삭은 맛이 나는 게 아닐까.
그러니 생 속 끓일 일 있거들랑 곰삭는 과정이라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맛있는 찬은 보는 것으로도 기분이 좋다.
장아찌 같이 싫증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쉽진 않겠지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수록 곰삭은 맛이 좋고, 그런 사람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