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하여 1박 2일로 경주 나들이를 다녀왔다.
둘이서 떠나는 여행이지만 불국사 주변에 펜션을 운영하는 지인이 있어서
친구집 찾아가듯 편안한 마음으로 떠났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신라불교 미의 극치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보존가치도 높아진 곳인지라
일본관광객, 초등학교 수학여행단 등 관광객들의 발길이 정말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입장료가 불국사 석굴암 다 어른기준 4,000원 이었는데 입장객들의 행열을 보면서
문화유산의 가치와 관광자원의 놀라운 면을 짐작해 보기도 했다.
석굴암은 사회초년생 일 때 불교청년회에서 새해 일출여행을 두 어번 갔던 곳이다.
경주 남산도 그 당시엔 그리 많이 알려 진 곳은 아니었지만 남산을 아끼는 지인들 덕분에
안내를 받으며 산행을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신라인들이 꿈꾼 불국정토를 남산에서
만나보는 그런 느낌이 들었었다. 야외박물관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곳이기도 하다.
마침 불국사에서 <신라불교문화 영상대제>가 열리고 있었다.
단상에 큰 스님 세분이 앉아 계셨고 신도들 수백명이 법문을 듣고 있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야단법석>의 자리를 볼 수 있었다.
부처님 살아계실 적에 신도들이 모여서 법문을 청하면 수시로 이런
법문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야외에 만들었다고 해서 야단 법석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사장삼을 두르고 정열해 있는 젊은 비구 스님들 도반들 같으셨다.
대웅전에 오르는길 백운교를 이용하면 좋지만 아직도 출입금지여서 우회하여 들어가야 했다.
대웅전 앞 다보탑과 석가탑은 실물로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 커다는 것,
대웅전 도량을 가득 채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대웅전 경내쪽에서 내려다본 법회 단상의 모습이다.
수계식이 병행되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스님들이 향불을 나누어서 신도들 손목에 수계하는 것 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법고, 목어, 운판, 단청까지
모든 것이 낡고 낡아서 빛이 바래져 가고 있었다.
정랑앞에 금방 떨어진듯 감잎 하나가 눈에 띄었다.
불국사 도량에서 눈에 띈 소나무!
가지를 한 쪽으로만 뻗어서 휘어진 소나무 였는데 세 개의 받침에 의지하고 있었다.
생김으로 봐서는 원래 그랬던 것 같지는 않고, 벼락을 맞았던 아니면 왼쪽으로 난 가지가 썩었던
어떤 사연이 있었던 듯 한데. 받침이 없다면 제 무게로 휘어지거나 꺽이고 말것 같은 모양새였다.
삶의 무게가 느껴진달까.
무슨 이유로 저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름답기보담은 힘들어 보였다.
불국사경내를 도는데 빨리 오라는 지인의 전화로
석굴암은 다음날 오르기로 하고 토요일은 불국사만 다녀왔다.
지인의 펜션으로 가는 길이다. 불국사 아래쪽 마을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불국사에서 한 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황금 들녘은 더러 벼베기를 한 곳도 있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지어진 펜션이라 시골집 찾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펜션 앞쪽에 있는 한옥이다. 아마도 경주시 마동이었던 것 같다.
지인의 펜션이다.
아이비 펜션이라는 상호가 붙어 있고, 우리가 묵은 펜션은 그 중 라즈베리였다.
3개 동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각 동이름이 달랐다.
대로변에서 논길을 몇 백 미터 들어가야 했고, 주변이 논밭이라 시골 풍경이 그대로 였다.
지인이 준비한 자연산 전어다. 울산에서 공수해 온 것이라고 하는데..
자연산은 배가 넙적하다고 한다. 덕분에 이 계절에 별미 숯불구이 전어맛을 즐겼다..
펜션 한켠 야외 천막에 손님들이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어서
도심 아파트에서는 쉽지 않은 숯불구이를 즐길 수 있었다.
젊은 부부들이 갖가지 음식물을 준비해와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역시
놀러가면 맛있는 먹거리가 최고다 싶은 생각.. ㅎㅎ
귀한 김치!에 송이까지..
삼 년 전 쯤인가 구미 놀러왔을 때 곤드레 만드레 밤 늦도록 놀았던 기억이 있고,
그러고는 처음 만나는 자리라 더욱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우리한데는 삼겹살만 사들고 오라고 하더니 이렇게 많은 먹을거리들을 준비해 두고 기다리니.. ^^
이 밤은 군밤 맛 보일려고 산에가서 직접 주운 밤이라고 한다.
명태 덕꾸꾸덕 말린것을 숯불에 구워 먹은것은 처음 이었는데 단백한데다 살집이 제법 있어 맛있었다.
눈앞에 황금 들판이 펼쳐져 있고, 고향사람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지인이 있고,
먹거리까지 융숭했다. 반가운 만남 좋은 만남에는 때와 장소는 중요하지 않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논길을 걸으며 '신라의 달밤'을 음미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아아.. 신라의 바~암이~여..
신라의 달밤이 너무 좋아던 탓인가..
돌아와 보니 남는건 당장에 늘어난 몸무게 뿐인거 같다.. ㅎㅎ
토함산 석굴암 부처님을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실물을 뵌 소감은 다음에 올릴게요.. . ^^
오늘도 좋은 날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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