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팔공산 나들이

구름뜰 2010. 10. 27. 20:14

 

 

팔공산 순환도로는 가로수가 단풍나무여서 드라이브 길로는 지금이 제격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팔공산 단풍축제가 오늘을 시작으로 주말까지 열리고 있었다.

 

야외무대가 준비되어 있었고 주변으로 잡상인들만 무성한 축제장을 보면서

단풍과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특히 마이크를 들고 장사하는 상인들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동안에도 계속 상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호객행위라는 것이 굳이 Y담 같은 것들이어야 하며

산속에서 굳이 마이크를 들고 해야 하는지

귀가 멍멍하도록 쩌렁쩌렁한 소리가 들려서 

몰려든 인파들 틈새로 무엇을 파는가 하여 들여다 본 모습은 

차마 차림새까지도 민망한 그런 현장이었다. 

 

 

산색을 보니 단풍이 절정일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할 듯 했지만

단풍가로수는 지금이 절정 같았다. 

출발 할때는 케이블카를 타고 편도만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은 한 번  걸어볼까 했는데

컨디션이 영 아니었다. 

날씨도 너무 추웠고 바람도 제법있었다.. 

 

 

무엇이든 건강이 기본이다.

사랑도 그렇고, 놀이도 관광도  그 무엇도 건강이 먼저고 기본이다.

기본이 고갈되면 만사가 귀찮아지는 것 같다!

체력은행복의 기본이다. 오늘 완전 실감..  ㅎㅎ

 

 

며칠 전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시험도 끝났고 기분도 좋아 지인들과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

3잔 정도 마셨는데 워낙 건강했으므로 피로감에 해방감을 술로 풀려고 했던 것 같다.

그 날 이후 치통같은 은근한 통증이 왔지만  

치아야 워낙 잘 정리해 놓은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하루 이틀 통증은 은근 심해가고 이게 아닌데  싶었지만,

정해진 일정 때문에 치과도 못가고 오늘아침에서야 급해서 치과문여는 시간에 맞춰 달려 갔었다.

선생님께 듣게된 내겐 너무나 황당한 말씀, 

"음,, 치아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잇몸이 문제입니다.

노화현상의 일종으로 .... 풍치 초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나이보다 건강한 편이라고 하셨지만.... 

수긍하고 말고도 없이 내려진 판정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이런 기분이라니. 

 

 

이제 부터 잇몸에 신경 쓰야 한다고..

말하자면 컨디션 안 좋을때는 과로 금물, 술도 마시지 말 것,,등등..

올해 초 사전에 실린 깨알같은 글들이 어느날부터 흐려지기 시작해서 이게 웬 일인가해서

안과에 갔을때도 똑 같은 상황을 경험했었다.

"노안 초기입니다. 돋보기가  필요하고 컨디션 안 좋을 때는 책 보지 마세요.."

 

인사돌 광고 같은 건 나하고는 상관없는 먼 얘기 같았는데 모델들의 그 표정이 이해가 갔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안그래도 잘 알지만

이렇게 신체 각각의 기관들이 하나씩 하나씩 내게 신호를 보내준다는 것이

못내 반갑지 않은 이 기분을 어쩔까.. 

 

 

팔공산은 갔지만 이렇게 좋은 가을풍경을 보면서 든 생각은.. .

'노새노새 젊어서 놀아'가 괜한 얘기가 아니다 싶었다.

이 좋은 풍경을 앞에두고도 가슴앓이보다 더 고약한 것 같은 치통을 느끼는 일이란...

몸과 마음을 아끼고 잘 추스리는 것,

그가 내게 신호를 보내기 전에 내가 먼저 그를 챙기는 것이

기본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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