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만 보면 외할머니 생각이 난다.
내가 자란 고향마을에는 내 기억으로는 호두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
외가마을이 우리마을 풍경과 달랐던 것은 집집마다 호두나무가 있어서 였던 것 같다.
완행버스에서 내려 마을 초입부터 들어 가다보면 길가나 산에 호두나무가 참 많았다.
외가에 가면 지금도 장독대를 지나 뒤란으로 돌아가는 돌담 안쪽에
마을 정자로 삼아도 손색없을 만큼 큰 호두나무가 있고 뒤란에도 있다..
어릴적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신날이면 구메구메 싸온 먹을 거리들을 풀어 놓으셨는데.
그것이 그 시절 얼마나 맛있는 행복이었는지 더군다나 우리집에서는 흔하지 않던 먹을거리 들이었다.
외할머니를 통해 접한 것들은 대체로 주전부리로는 최고의 품격있는 것들이었다. ㅎㅎㅎ
철따라 메뉴도 다양했다. 여름에는 머루, 다래였고, 가을에는 호두, 밤 이었으며
겨울이면 곶감과 고욤이었다.
먹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시집간 딸에게 먹이고 싶었을 어미의 정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다 먹어치우지 않았나 싶게 외할머니만 생각하면 먹을거리가 푸짐했던 기억이 있다.
멸치 호두 볶음 사진 올려 놓고 레시피 올린다는 것이
외할머니 생각에 이야기는 또 엉뚱한 곳으로 샜습니다.
한 번도 안 만들어 보셨다면 참고하세요. ~~.
레시피 올립니다.
어린 아이들이 있으면 약간 달큰 하게 만들면
간식으로 먹기에도 좋다..
멸치는 중멸치 정도가 알맞다.
멸치가 작은것 밖에 없으면 호두를 작게 잘라서 함게 볶으면 좋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멸치 먼저 볶다가 호두 마저 넣어 바삭하도록 볶는다.
바삭해지면 불을 끄고, 진간장, 물엿, 매실청(설탕대용)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깨소금 살짝 두른뒤 그릇에 담아 낸다.
차~암.. 쉽죠~잉...
외할머니 얘기 조금 더 하자면..ㅎㅎ
호두뿐 아니라 머루나 다래 등 먹을거리마다에 얽힌 추억도 많다.
그중 다래는 어느날 학교에 다녀오니 양지쪽에 한 바구니 담겨 있었는데 처음 보는 거였다.
외할머니께서 다래라며 깊은 산에 나는 건데 만져봐서 말캉한 것들을
먼저 골라 먹어야 맛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다래는 신기하게도 싱싱한 것은 풋것처럼 단맛이 하나도 안 들었고,
새들새들 해진것을 촉감으로 먼저 점검해 보고 먹어야 했다.
지금의 키위처럼 숙성 과일이었다. 아니 지금 키위맛의 원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도 근 이십년이 되어 간다.
나는 외할머니가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난건지 아들만 둘이지만,
외할머니에게서 느꼇던 정서는 내 가슴에 그대로 남아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내게 있을 외할머니 따뜻한 사랑,
물려줄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외할머니!! 당신이 그리운 아침입니다.
가슴속에 남은 사랑이 커서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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