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영농일지- 감자를 심다

구름뜰 2011. 4. 5. 07:59

 

 

농번기다!

 

이 밭은 묵정밭이었지만 작년에 가을무와 김장용 배추를 심어서 성공했고,

우리집 김장도 이 밭의 소출로 했다, 무는 밭에다 묻어서 저장해둔 덕에

올 삼월초까지 무 맛을 보는 쾌거를 이룬 터 이기도 하다.

 

버릴것 하나도 없는 농사일과 직접 지은 농산물의 참맛을 알았다고나 할까.

지인 중 한분이 농사일을 해 본 분이라.

올해도 그분의 지도하에 작물을 직접 재배해 보기로 햇다.

 

 

지난 토요일에 모여 올 농사를 시작했다..

 

지금이 감자 파종시기 인가 보다.

고구마는 오월쯤에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감자는 개인적으로 처음이다.

 

 

전문가!께서 비료랑 거름등  밭이랑 만드는 작업을 미리 해 두셨고,

감자까지 손질을 해서 들고 오신터라 우리는 이날 감자만 심었다.

감자눈에서 약간 싹이 튼 정도의 것들이었다.

 

저 쭈그렁 할머니 뱃가죽 같은 것들이

흙 속으로 들어가면 주렁주렁 감자들의 근본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

생명의 신비이다...

소중한 것은 생명이다.. .

 

 

두둑위에다 지그재그로 절단면을 아래로 하여 심고 흙으로 가볍게 덮었다.

씨뿌리는 일인 셈인데 수월하고 재밌는 일이었다.

 

한번 갈아 엎은 듯한 흙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흙내음까지는 모르겠지만 하옇튼 기분 좋은 작업이었다.

 

 

두둑을 15개를 만들었고, 일곱번째 두둑까지 감자를 심었다.

나머지는 고구마나 그때 그때 맞춰 다른 작물을을 심을 작정이다.

실명제로 하자며 자기가 심은 두둑을 기억해 두기로 했다.

내가 심은 곳은 좌측에서 네번째 두둑이다.ㅎㅎ

 

 

감자를 먼저 심고 두둑위로 투명 비닐을 덮었다.

 

 

이 작업이 손 많이 가는 일이고, 상당한 삽질!이 필요한 작업인데

여럿이서 하다보니 재밌게 했다.

혼자나 둘이서 한다면 능률도 안 오르고 힘든 작업일 것이 뻔한 일이다.   

 

 

  

작년에 심은 시금치와 쪽파가

이렇게 싱싱한 폼새로 기운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맘때 노지 채소는 먹어본 사람만 아는 맛이다.

찬 겨울을 이겨낸 기운 같은 것이 느껴진달까.

채소에서 단맛!이 나는 때다. 

 

 

 

 

쪽파는 너무 귀한 것이라 오래 즐길 요량으로 파김치를 한번 더 담궜다.

시금치도 그 연한 초록색과는 달리 얼마나 실하고 단단한지.

밭채소를 보면서 입에 침이 고일 정도라니...

 

 

양지쪽에는 쑥이 제법 올라 고 있었다.

밭일보다 쑥이랑 냉이 캐는 일이 훨씬 더 재밌었다.

 

 

차량이 드나들지 않는 곳인데다 야트막한 산 끝자락이라

인적도 드물어서 조용하고 깨끗하다.

 

지난 주말에도 나물을 캐 보았은데 그저께도 그 호사를 누렸다.

나물캐는 일이 고향들판을 누비던 어린시절로 돌아가보는 일이라 좋아라 했는데

밭농사를 시작했으니 자주 이 호사를 누릴것 같다.

 

 

남정네들도 칼을 가지고 야채를 다듬거나 나물을 캐기도 했는데 

펑퍼짐한 엉덩이로 쪼그리고 앉은 모습이 예뻤다. 아니 정겹다고 할까..

 

봄처녀 따라나온 총각마냥 쫄래쫄래 주춤하며 머쓱 거리는 것이 아니라,

"여기 냉이랑 쑥 많다!"라고 외치며 당연히 합류하는 모습이라니.. 

가족과 함께,

이 봄엔 봄나물을 캐러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봄 들판에서 샘솟는 기운들을 그대로 흠하는 기분이 된다.

 

추신: 농사를 시작했으니 영농일지는 필수다.ㅎㅎ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또 나이들어 이러고 살지도 모르지만,

땅에 하늘만 바라고 하는  농사짓는 일을 경험하고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나이탓 인지도 모른다.

농사를 통해서 경험하게 되는 많은 것들도 기대된다.

 

여하튼, 블로그 손님들 즐감하시고,

간절히 원한다거나, ㅎㅎ

유독 애착을 보이시는 분들이 계시면ㅎㅎ

자연이 그러하듯,,

기꺼이 나눠먹을 수 있는 기회도 가져볼까 합니다.

응원해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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