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영농일지- 밭으로 가는 길!

구름뜰 2011. 4. 12. 08:45

뫼버들 가려 꺽어 보내노니 님에게

주무시는 창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 나거든 나인가도 여기소서

조선 선조때 홍랑이 임에게 보낸 무한 사모의 정을 나태낸 글 입니다.

 

버들은 시들시들한 가지를 꽂아두어도 살아나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라고 합니다.

그래선지 선조들의 한시에는 버들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무한 사모의 정을 자연물에다 담아낸 글은

그 자연스러움 때문에

마음결이 꽃결처럼 자연물처럼 아름답게 표현 됩니다.

멋진일이고 흉내내며 즐길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밭으로 가는길 입니다.

호미는 안중에도 없고,

카메라만 필수품이 된 길입니다.

 

 

어쩌짜고

봄은 이리도 황홀한 지요.

긴 겨울을,

이러고 싶은 걸 참느라 얼마나 애썼을 지요!

마침내,

원 없이,  어떤이에겐 꿈이고

어떤이에겐 기다림이기도 할 저 꽃들.

 

밭으로 함께 가지 않으실래요.

제가 안내하는 꽃길로 손잡고 함께 들어가 보실래요.. ㅎㅎ랃   

 

 

 

 

 

 

 

 

 

자목련입니다.

 

 

 

매화 너머 진달래

그너머에 목련,

 

 

 

목련 세그루가 밭으로 소풍을 나왔나 봅니다. 

 

 

 

뫼버들

꺽어 보내지 않았더라도

이 꽃들 보면서

님 보듯 하셨나요?^^ㅎㅎㅎ

 

 

밭농사를 지지난주 부터 시작했습니다.

주말마다 새로운 농작물을 심는 셈인데

처음엔 감자를 7 두둑 심었고

그제는 땅콩을 4 두둑 심었습니다..

 

혼자서 하면 여섯시간 걸릴것을 여섯이 하면 한시간 걸리듯,

아직은 심심풀이 땅콩으로 재밌습니다.ㅎㅎㅎ

 

 

 

사실 꽃 때문에

밭두렁가로 올라오는 냉이랑 쑥들의 유혹때문에

마음은 콩밭에 가 있습니다.

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꽃지고 나면 숙질 것이라

이맘때 뿐일것인지라

큰 걱정은 안 합니다...ㅎㅎㅎ

본업이 농사라는 건 명심해야 겠지요. ㅎㅎ

 

 

 

밭가는 길에 시골 집 같은 전원주택이 두어 채 있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이곳을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봄이 되고 보니, 한 집은 온갖 꽃이 만개한 집이고

한 집에는 한그루도 없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그 남자네 집'도 아닌데

김용택 시인의 '그 여자네 집'도 아닌데

자꾸 꽃있는 집으로 눈이 갑니다.

 

들어가  마당에서 차 한잔 마셔 보고 싶은 마음이

새순처럼 살며시 듭니다.

마당 아무 곳에나 앉아도

꽃방석에 앉은 듯한 기분이 들것같은데..

생각만해도 꽃향기 번져 오는듯 합니다. 

 

꽃 덕분에 

날마다

좋은

날들 입니다. 

 

 

 

'맛있는 행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농일지- 제각각 조화롭고 아름다운 것들  (0) 2011.06.01
영농일지- 땡볕에서 모종을 심다  (0) 2011.05.05
영농일지- 감자를 심다  (0) 2011.04.05
오이소박이 김치  (0) 2011.04.02
알탕  (0) 201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