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or 여행 에세이

환경연수원 산책..

구름뜰 2011. 7. 10. 16:04

 

경상북도 환경연수원은 자연보호 발상지인 금오산에 자리잡고 있다.

1983년에 개원, 꾸준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지금은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를 준비하는 환경교육의 요람인 곳이다.

 

기자단 워크샾 1박 2일 일정 중, 이튿날은 연수원 내의 다양한 식물들을

숲해설사와 함께 산책하는 일정이 있었다.

비때문에 일정을 줄였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의 안내 덕분에 몰랐던 식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꽃한송이 나무 한 그루 다 그들만이 가진 특색과 

그럴 밖에 없는 이유까지..  

각각의 생김새 다양한 그들만의 나무, 꽃 이야기를 흠씬 접해보는 시간이었다.

 

숲 해설사에게서 안내 받은 재밌는 이야기 올려 봅니다.

즐감하시길.. 

 

 

요 단풍나무는 '공작단풍'이다.

새 순만 이렇게 빨갛다.

붉어서 너무 붉어서 핏빛이다.

 

새싹만 이런색이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자주빛(보통의 단풍나무 색)으로 바뀐다.

 

싱그런 초록이 아니라 새순이 붉다는 것, 

역시 단풍나무 답다...공작새의 깃털을 닮아서 공작단풍으로 붙여졌다고 한다. 

 

 

요것은 회화나무다.

회나무와는 다르다.

선비나무 라고도 하고

옛날 양반이나 학자 집안에서 아껴 심었다고 한다.

 

 

 

원추리다.

우리 강산 계곡주변에  많이 피는 꽃.

비에 젖은 원추리의 싱그러움..

아름다운 자태다.

 

 

 

지난밤 혼자서 잠깐 산책을 했었다.

삼경이라고 할 만큼 늦은 시간이었는데

연수원 위쪽계곡에서 마당쪽으로 흘러드는 물소리가 정말 좋았다.

사위는 어둠속으로 잠겨들고, 계곡은 보이지 않지만,

정적을 깨는 건 물소리 밖에 없는 시간이었고, .

흐린 밤하늘은 뿌옇고, 

불켜진 창만이 사람들의 흔적인양 미미했던..

청량한 밤기운에 듬뿍 취했었는데..

어젯밤 들린 그 재잘거림이 요 나리꽃 뒤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였던가 보다.

 

새벽잠이 없는 편도 아닌데 다섯시쯤 잠깼다.

신새벽 마중가듯 산책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돌기 시작.

우산 들고 새벽길을 삼십분정도 산책했다.

그때 부터  내리기 시작한비는 온종일이었다..

 

여행이 주는 선물은 일상탈출만큼

마음에도 공간 이동만큼의 일탈의 여유를 주는것 같다.

 

 

 

목백일홍이다.

요즘은 가로수로 많이 심는다.

붉은 꽃이 백일을 간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요것이 진짜 백일홍이다.

년년생이라 그냥 백일홍이고

위 목백일홍은 나무라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라고.

꽃의 이미지는 완전 다르지만,

오래가는 공통점이 있다.

 

 

 

 

환경연수원에는 희귀식물들도 많다.

아이들과 금오산 놀러 갈일 있으면

금오지를 돌아서 쭈욱 안으로 들면 있는

이곳 나들이를 함께 계획해도 좋다.

 

 

토종 소나무다.

가지에 솔잎이 나며 줄기에는 솔잎이 나지 않은다.

소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엄청 많다..

송이버섯에서부터.. 송홧가루 다식, 예전의 송진, 송편찔때 등등,,

소나무 새순도 약이 된다는 얘기를 최근에 들은 것 같다.

 

 

 

우리것은 잎이 2개로 나고 일본것은 3개로 난다고 한다.

 

 

이처럼 줄기에 잎이 나는 소나무는 니기타 소나무라고 한다.

 

 

자귀나무다.

이나무에는 병해충이 없으며, 밤이 면 두 손바닥 맞대고 기도하는 모습처럼

줄기가 관절처럼 유연해서 잎들이 오므려 합한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잎들의 짝이 딱 맞는 짝수라고 .

그래서 이 나무 이름을 금슬이 좋아지는 합한수라고도 한다고,

일단 씨앗을 맺으면 더이상 포개지 않는!다고.ㅎㅎ

 

 

이것은 때죽나무 입니다.

독성이 있어서 이 나뭇가지를 꺽어서 계곡 물에 넣으면

물고기들이 떼로 죽는다고,

 

대체로 나뭇잎들은 잎 뒷면에 숨구멍이 있고,

체온조절을 하기때문에 수증기를 내 뿜는다고 한다.

하여 나무그늘이 시원하다고.

 

 

아무 흔적도 없는 초토화된 것 같은 이 화단은

'상사화' 잎이 진 자리다.

잎이 먼저나서 다 지고난 자리라야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핀다고.

지금은 꽃대가 올라오기 전 상황이다.

이름에 걸맞게 영영 만날일 없도록 이렇게 철저히 소멸하고 나서야

피어오르는 꽃대라니..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이 화단의 모습도 아파보인다..

 

상사화는 주로 절주변에 많이 심는다고 한다.

출가한 스님들이 마음달래기 위해 심기도 한다고,

수선화과라서 뿌리가 양파처럼 생겼는데 그것을 갈아 앉혀 전분으로 

그림을 그리거니 문종이 배접을 하면 벌레가 접근을 하지 않는다는

독성이 강한 꽃이라고,

 

상사화라는 이름자체가 독이라도 있어야 버틸것 같다.ㅎㅎ

 

 

 

요것은 노각나무다.

사슴의 뿔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고

저 흰 꽃은 동백처럼 저 높은 곳에서 어느날 뚝!  떨어진다고 한다.

 

 

 

모감주 나무다.

모감주 열매는 108염주나 단주를 만드는데 많이 사용된다.

한쪽으로 구멍이 나 있어서 나머지 쪽만 뚫어주면 된다고,

모감주 단주는 한 손에 쥐기에 딱 좋은 단주인데.

그 크기도 알맞고 소지하고  다니기에도 좋다.

 

 

 

 

 

부채를 편것 같다고 했더니.

해설사가 어떻게 알았느냐며 부채벗꽃이라고 했다.

 

 

 

딱따구리가 한해 살고 나간 집이다.

딱따구리 떠난 집은 박새나 다른 새들이 들어와 산다고,

집이 크면 짚이나 다른 흙을 더 채워서 자신의 몸에 맞게 리모델링을 한다고 한다.

새의 집도 아무곳이나 뚫는것이 아니라 위에 처마처럼 바람이나 비도 좀

막아줄것같은 위치에 잡는다고..

 

 

이 나무는 귀룽나무다.

원줄기는 그대로 있고 위에 가지가 뻣는 이런 나무들을 교목이라고 한다

교목과 반대로 관목이라는 것도 있는데 개나리, 싸리나무처럼 

잔잔한 가지로만 뻣는 나무들이다.

 

교목에는 큰 새들이 집을 짓고,

관목에는 작은 새들이 집을 지어서

큰새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집을 보호받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요 나무가 관목인 셈이다.

이런 곳에 대부분 새의 둥지가  한 두개는 있다고 한다.

 

 

귀룽나무는 잎이 이른 봄 가장 먼저 나온다고 한다.

가지를 꺽어서 방에 두면 파리가 들지 않는다고.

 

 

비는 그칠줄 모르고,

먼데 산은 함뼘 가까이 오고,

운무도 손 잡힐듯 가깝게 내려왔다.. ,

귓전에 와 닿는 빗소리는 자꾸만 커져 가고,,

 

 

연수원에서 화분을 하나씩 심어갈 수 있도록 '미모사'를 준비해 주었다.

우리말로 '신경초'라고 하는데, 만지면 움직이는 풀이다.

 

 

 

집가까이에서 하다 보니 내려가서 자고

아침 일찍 아이들 가족과 함께 동참한 회원도 있었다.

 

 

 

꽃말이 부끄러움이라고 한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라니.

식물도 부끄럼을 타니 겸손한 풀이다.

부끄럽다고 움직일 수 있으니,

녀석은 그래도 제 의사표현을 하는 나무다.

무던한 다른 나무들에 비하면,

 

 

하우스 안에 며느리 밑씻게가 이렇게 초록을 한껏 자랑하고 있었다.

이풀만 보면 황대권님의 '야생초편지'에 나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밭에서 며느리와 함께 일하던 시어미가 볼일을 보러 풀섶에 갔는데

이 며느리 밑씩개가 자꾸 거추장 스럽게 옷자락에 달라 붙어서 

떼어내려 애쓰는 모습을 연상하며, 귀찮은 풀로, 그래서 짓지 않았을까라는ㅎㅎ

 

어릴적 요 잎의 시큼한 맛을 따먹었던 기억이 있다.

 

 

 

막내 새내기기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에스코트, 우산을 받쳐 주었다

덕분에 사진도 메모도 자유롭게 했다. ㅎㅎ

비오는 날 이만한 무장이면 센스있는 청년이다..ㅋㅋ

"제 신발 어때요?"ㅋㅋ

이런 귀여운 모습이라니..

 

 

 

단장하고 간 내 신발은 얼룩덜룩이다.

연수원을 다 돌려면 한나절은 걸리는 곳인데.

비 때문에 아주 쬐끔밖에 못 돌았다.

 

하지만,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 오랫만에 실컷 들었다.

그것도 젊은 청년과 원없이 ㅋㅋ

 

 

 

숲해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회원이

힘들땐 나무에게 고백한다고 했다.

 

누구나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고백하고 싶은 마음,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럴때, 나무와 꽃을 벗삼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말좀 들어 볼래?"

"너도 힘드니 나도 힘들어."

나무나 꽃에게 귓전을 스치는 상쾌한 바람이나, 하늘에게.

어느 학자가 연구에 의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녹색을 갈구한다고 한다.

그러니 가장 죽이 잘 맞는 본연의 친구는 자연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