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행복

영농일지 - 도둑맞고 담장 세우고

구름뜰 2011. 7. 25. 09:22

 

 

산에 사는 멧돼지나 고라니 등 온갖 동물들에게 소문이 났나보다

울타리 없는 잔칫집이 있으니.

해만지면 맘껏 놀아도 되는 곳이라고.. 

 

 

고구마 밭을 이모양으로 만들어버린 요녀석들을 어떻게 할까.

덫을 놓아서 모두 확! 잡아버리고 싶을 만큼 고약한 녀석들

이 잔혹한 현장을 보는 기분이란,,

참 말이 안 나왔다. 

 

우리 농작물중 가장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이 요 호박고구마 였는데,.

사람손으로 뽑아서 흙까지 탁탁 털어낸 것 같다.

 

 

 

땅콩도 제법 모양이 갖춰져 속영글어 갈일만 남았는데

두줄로 심은 땅콩을 갈래 갈래 흩트려 놓았다.

뽑힌게 태반이고 잔뿌리 한두개는 그래도 땅에 박혀 있는 것도 있고..

 

 

 

옥수수대 쓰러진것을 보면 요 떼거지로 몰려온 녀석들의 패악의 극치!를 보는듯 하다.

깍두기 형님들의 싸움 현장이 이렇게 살벌할까.

 

사람손으로 이러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부수고 넘어뜨리고 한 번 넘어뜨린게 아니라 두번 세번 꺽어 넘어뜨리고,

옥수수 알맹이 파 먹고,  옥수숫대에도 단맛이라도 있을까

주둥이를 댄 흔적도 보인다. 

 

 

 

삐댄다는 말이 꼭 맞겠다. .

그 많던 두 줄로 심은 옥수수가 몇 대 안 남았다.

 

 

 

 

 

영근 것은 제법 속이 막 차고 있는데.

 

 

 

 

땅콩은 고구마 만큼 파 헤치지 않아서

그나마 잡초 제거하고 다시 흙을 묻어 두었다.

일하면서도 이녀석들 밤에 내려와서

더 먹기 좋게 만들어 놓은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콘 몇 포기와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겟는 참외 줄기 하나가

야콘 사이에서 자라고 있다.  

 

소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밭에 녀석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만들었다. 

 

 

 

 

 

 

 

 

 

왔다가 다시 되돌아 갈지

아니면 둘러서 들어올지

녀석들 지능이 어느정도인지

시험해 볼일만 남았다.

 

 

 

까마중.

 

 

 

도라지꽃

 

 

 

달맞이꽃!

 

 

강아지 풀까지.

밭가에서 이들이 하는 짓을 다 지켜보았을 야생화들은 초연하다.

 

본업이 아니라서 다행이지 한 해 농사 다 망친셈이다.

뉴스에서 600만원어치 고구마를 심었는데

멧돼지가 다 파 버려 농사를 망쳤다는 얘기가 나오더니,

산 짐승들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직접 경험하고 나니 정말 대책없다.

 

이제는 논 밭에도 울타리를 쳐야 하는 상황이 안 온다는 법도 없겠다.

 

부푼 기대감을 기운 쭈욱 빠지게 만든 녀석들,

그래도 가을 배추랑 무 농사를 짓자고 깨끗하게 김매기했다.

세시간 정도 했는데 땀은 비오듯 하고,

팽개쳐 두면 말이 아닌것들을 추스러 놓으니 기분은 한 결 나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참 사람마음,

먹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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