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정도 되었을까.
가을무 씨앗을 뿌렸는데 새순이 이만큼 자랐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을 무와 배추농사를 짓기로 했다.
무는 씨뿌려 두었고 배추는 모종을 할것 같다.
농사일을 리더하시는 큰 형님이 계셔서
일하러 오라고 오더를 내리면 나가고 그 외 농사일이나 농작물에는
조금 관심없이 생각없이 지낸다. ㅎㅎㅎ
그러니 비가와도 별로 걱정안하고 부담도 없다.
함께 짓는 지인들중에 너무 부지런한 사람도 게으른 사람도 없어서
텃밭보다는 조금 큰 농사지만 유일한 공통분모로 엮어주는 역할을 하는 밭농사때문에
모이는 재미 나누는 재미 먹는 재미까지 더해 주는 농사다.
어제 해거름에 씨뿌리고 처음으로 좀 자랐겟거니 하고 밭에 갔었다.
아니나 다를까 요 새순들이 오종종하니 뿌린만큼 손길따라 올라와 있었다.
얼마나 여축 없는지, 더 뿌려진 곳은 쏘물게 비좁도록 오종종,
어떤 곳은 듬성 듬성,두줄 세줄로 서있는 새순들을 보면서
씨뿌리는 순간들의 분주함과 여유까지 짐작되었다.
우리 소소한 일상도 측량 안되고 드러나지 않는 것 같지만,
씨뿌리는 일처럼 하나하나 우리 모습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어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새순은 올라오는 대로 솎아 먹어도
밭은 화수분처럼 갈수록 푸짐해진다.
그러니 열심히 솎아 먹고 나눠먹어야 한다.
요 작은 것 하나하나가 나중에 어른 팔뚝만한 가을무로 자란다는 건
지금 이 모습에선 상상이 안가지만
분명 그 에너지와 가능성을 가진 순이다.
이 또한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아침부터 새순겉절이에 된장찌게 곁들여서 한그릇 뚝딱 했다.ㅎㅎ
농사 짖지 않은 분들은 이런 겉절이 먹어보기 힘들텐데.
이 사진 보면서 시골집 엄마 생각나거나
어릴적 먹던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ㅋㅋ
밭에 일하러 나가는 날은 별로 없으면서
고추를 비롯 채소류를 밭에서 공수 받으니
올 여름은 밭에만 다녀오면 소박하고 맛있는 밥상이 된다.
에고고고 ㅎㅎㅎ 아침부터 식욕 자극했다면
점심은 보리밥에 푸성귀듬뿍 넣고 된장찌게 고추장 한술 넣은
비빕밥이 어떨런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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